골프

[시리어스골퍼] 쉬운 아이언 vs. 어려운 아이언

Freedom-x 2021. 10. 4. 20:57

골프를 즐기는 데 있어, 골퍼들이 한 번쯤 아니 '항상' 겪는 병이 있습니다. 바로 '장비병'입니다. 새로운 클럽이 나올 때마다, 혹은 샷이 잘 되지 않을 때마다 장비만 바꾸면 뭔가 잘 될 것만 같고, 다른 사람의 클럽이 훨씬 좋아 보이는 그런 병입니다. 불치병은 아니지만 꽤나 고치기 어려운 난치병이죠.

 

아이언 클럽 - 그린 공략이 목적인 클럽

골프 클럽 중 어떤 클럽이 가장 중요할까요? 사실 이 질문 자체에 대한 정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클럽별로 목적이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오늘 말씀드릴 아이언은 클럽 구성에서 가장 많은 개수를 차지합니다. 남자의 경우 '세트' 안에 보통 6~8개 정도로 구성이 됩니다.

라운드 횟수가 많아진 요즘, 필드에 나가면 동반자들과 당연히 클럽 이야기를 주고받습니다. 최근 논쟁이 있었던 것이 무조건 쉬운 아이언을 쓰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니냐는 것이었습니다. 실력에 상관없이 쉽게 칠 수 있으면 당연히 스코어에는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논리입니다. 어려운 클럽을 칠 필요 없다고 주장하는 골퍼들의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립니다.

어떤 아이언이 좋으냐를 고민하려면, 우선 아이언 클럽이 존재하는 이유부터 생각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 클럽의 목적은 바로 그린 위에 공을 올리는 것입니다. 최대한 홀에 가깝게 올려서 퍼트 거리를 짧게 남겨두는 것이 가장 중요한 클럽입니다. 그래서 비거리뿐 아니라, 정확성이 아주 중요하고, 그린 위에 공을 세울 수 있는 능력 역시 고려해야 합니다.

클럽의 구성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하지만 가끔은 '장비병'이라는 난치병을 불러오기도 합니다. <출처: 게티이미지>

 

초중급자용 vs 중상급자용

아이언을 구분하는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기준은 아래 정도입니다.

  • 헤드의 재질 - 단조채 (Forged) 혹은 주조채 (Cast)
  • 클럽 헤드의 모양 - 머슬 백/블레이드 아이언 혹은 캐비티 백
  • 샤프트의 재질 - 스틸 샤프트 혹은 그라파이트 샤프트

물론 최근에는 이러한 일반적인 구분조차 무색할 만큼 다양한 소재, 그리고 각 아이언의 장점이 혼합된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보통 아이언 클럽은 크게 2가지 종류로 나누어집니다. 초중급자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Game Improvement 아이언과 중상급자를 위한 Players 아이언 이렇게 나누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영어 표현 그대로 풀이하면, 전자는 게임을 개선할 수 있다는 의미로 초중급자용, 후자는 좀 더 전문적인 골퍼를 위한 중상급자용 아이언 정도로 해석될 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두 가지 종류의 아이언이 존재하는 목적은 골퍼의 실력에 따라 아이언을 활용하는 목적이 다르거나, 골퍼가 기대하는 성능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두 클럽은 장단점이 명확하기도 합니다.

 

초중급자용 - Game Improvement 아이언

초중급자용은 일반적으로 비거리를 중시하며, 무엇보다 관용성의 혜택을 얻을 수 있는 아이언이라고 봐야 합니다. 실수 자체를 없애주지는 않지만, 실수했을 때 비거리나 방향의 손해를 적게 만들어줄 수 아이언들입니다.

초중급자용의 대표적인 모델들, 헤드의 모양이 좀 더 복잡한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출처:마이골프스파이>

쉬운 아이언을 치는 것이 대체적으로 스코어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에는 어느 정도 동의합니다.

하지만, 쉬운 아이언이라고 해서 미스샷 자체를 없애주는 것도 아니라는 점을 골퍼들은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마법 지팡이 같은 클럽이 있다면 선수들조차도 그런 아이언을 택했을 테니까요.

쉬운 아이언이 가진 관용성, 특히 높은 관성 모멘트 수치는 분명 비거리와 방향성에 있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미스 샷의 손해를 어느 정도 줄여줄 수 있는 성능이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두 가지 장점은 결국 단점으로 해석될 수도 있습니다.

쉬운 아이언이 비거리가 좀 더 나는 이유 중 하나는 로프트가 낮고, 이로 인해 스핀량이 낮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클럽의 경우, 그린 위에 공을 세우는 능력에 있어서 분명한 손해가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 그리고, 쉬운 아이언이 가진 높은 관용성은 반대로 샷을 만들어 치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무래도 '직진성'이 강조되다 보니 드로우와 같은 샷을 만들어내기 어려운 데다가, 거리 조절 역시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짧은 거리를 치기 위해 친 샷인데 갑자기 멀리 날아가는 현상을 겪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중상급자용 - Players 아이언

이에 비해 중상급자용은 비거리보다는 그린 위에 공을 세우기 위한 높은 로프트를 가지고 있고,  페이드나 드로우를 만드는 데 있어서 좀 더 유리합니다. 게다가 일반적으로는 좀 더 잘 생긴(?) 외형을 가지고 있고, 제품의 구조상 타구감 역시 좀 더 우수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과거에는 주로 한 덩어리로 만들어진 머슬 백 혹은 캐비티 백 형태가 많았습니다만, 최근에는 이러한 클럽에도 관용성과 같은 성능 향상을 위해 텅스텐을 넣거나, 내부에 공간을 두는 등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이 클럽들은 잘못된 샷들에 대한 관용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이는 미스 샷에 의한 타구감의 차이도 크며, 초중급자용에 비해서는 분명 잘 맞은 샷과 잘 맞지 않은 샷에 대한 '피드백'이 확실한 클럽이라는 의미기이도 합니다. 하지만, 잘 맞았을 때의 '손맛' 그리고 원하는 샷을 만들어 내는 능력에 있어서는 분명 초중급자용과는 비교할 수 없는 매력이 있는 클럽입니다.

사실 실력에 상관없이 플레이어스 아이언을 선택하는 이유 중 하나는 아마도 잘 생긴 외모 덕분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흔히 말해서 뽀대가 난다고 하는 표현이 어울리는 클럽인 것이고, 이러한 매력은 골퍼들에게 무시하기 어려운 선택 요소이기도 합니다.

플레이어스 아이언의 경우, 전통적인 헤드의 형태인 경우가 많습니다. <출처: 게티이미지>

 

아이언 클럽 : 단조 헤드에 대한 오해

아이언 클럽을 고르는 데 있어, 골퍼들이 오해할 만한 정보들이 많이 있습니다. 아이언 클럽의 헤드 재질이 대표적입니다.

아이언 클럽의 헤드를 보면 '포지드(Forged)'라고 쓰여 있는 단조채, 그리고 '캐스트(Cast)' 즉 주조채 이렇게 두 가지로 나누어집니다. 일반적으로는 단조채가 더 좋은 채이고 상급자용으로 알려진 경우가 많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특징이 많이 모호해진 느낌입니다.

특히 타구감의 경우, 최근의 주조채들은 단조채와의 타구감 차이도 거의 없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이는 골퍼들을 대상으로 한 일부 블라인드 테스트에서도 입증된 바 있습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클럽의 난이도에 관계없이 내부에 텅스텐을 배치하는 등 관용성을 높이기 위해 설계를 변경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과거 단조채 특히 블레이드 타입의 클럽이 가지고 있던 '손 맛'을 기대하는 것은 많이 어려워진 듯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단조'이기 때문에 지나치게 비싼 금액을 지불하거나, 상급자가 사용하는 채라는 인식은 이제 많이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아이언 클럽 : 시타와 피팅은 필수

클럽을 구매하는 데 있어, 주변 지인의 추천과 의견은 분명 고려할 요소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이 실제 제품을 직접 보고, 테스트해 보는 것일 겁니다. 아이언 클럽도 예외는 아닙니다. 각 제품이 가진 장단점이 골퍼 개인들에게는 상대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대형 매장 등을 중심으로, 시타채 혹은 피팅 시설이 잘 갖춰진 곳들이 많아졌습니다. 실제 제품을 가지고 어드레스 해보고, 타구감을 확인해 보는 과정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실력과 나이에 관계없이 자신에게 맞는 샤프트가 무엇인지를 찾는 노력을 게을리하면 안 됩니다. 많은 골퍼들이 자신에게 좀 약한 샤프트의 아이언을 치면서 비거리와 방향성의 손해를 보는 것 같은 상황을 많이 접하게 됩니다. 하지만 최근 스틸 샤프트의 경량화 등을 통해, 선택할 수 있는 샤프트의 선택 폭이 넓어졌다는 점도 골퍼들이 꼭 기억했으면 합니다.

그린을 공략하기 위한 아이언 클럽, 직접 시타해 보고 피팅을 받아보는 즐거움을 놓치지 않는 골퍼가 더 많아지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