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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소멸 한국의 진짜 문제는 !

Freedom-x 2023. 1. 6. 20:22
[사진 =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가 지역균형발전의 핵심 전략으로 교육 인프라 확대를 추진중인 가운데 지방소멸 분야의 세계적 석학이 지방대학 출신 인재가 해당 지역에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방금융을 연계한 지방산업 육성책을 펼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선결 조건으로 정권 변화와 무관하게 관련 정책을 지속할 수 있는 일관성을 꼽았다.

일본의 정치인이자 학자인 마스다 히로야 일본우정 사장은 최근 매일경제가 서울 종로구 한국생산성본부에서 진행한 ‘지방소멸 위기 전문가 좌담회‘에 화상으로 참석해 “일본은 ‘중핵 도시’ 구축을 통해 지방소멸의 속도를 줄이고 반등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2007~2008년 일본의 총무장관직을 역임한 그는 퇴임 후 모교인 도쿄대학교에서 공공행정대학원 교수로 활동한 세계적인 지방소멸 분야 전문가다. 그가 발명한 지방소멸위험지수는 국내 소멸위험지역을 평가하는 과정에도 사용하고 있다. 이날 좌담회에는 우동기 국가균형발전위원장, 김주수 의성군수, 원숙연 한국행정학회장(이화여대 교수), 허문구 산업연구원 국가균형발전연구센터장 등이 참석했다.

 

중핵 도시는 도쿄에 인구가 집중되는 ‘일극 현상’을 막기 위해 후쿠오카와 나고야, 삿포로 등 비교적 성장 동력을 확보한 지방 도시와 그 주변 지역을 육성하는 정책을 토대로 성장했다. 마스다 사장은 지방대학과 지방 금융기관의 역할도 강조했다. 젊은 사람들이 지방을 떠나지 않고 정착하려면 지방대 출신 인재가 해당 지역에서 취업할 수 있도록 산업을 육성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지방금융의 역할이 크다는 설명이다. 지방의 젊은 사람들이 규모는 작더라도 조금씩 커갈 수 있는 시스템의 근간이 되는 ‘스타트업’ 창업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마스다 사장은 “일본의 사례를 보면 기존의 지방 중소기업 중 후계자가 없어서 폐업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그 대안으로 도시에 사는 뜻 있는 젊은이들을 후계자로 연결해주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 같은 경우에도 지방 금융기관이 맡을 수 있는 역할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대기업에서도 겸업을 할 수 있게 되면서 대도시의 대기업에서 일하는 인재가 부업으로 지방의 여러 과제를 해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이 같은 선순환 체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한국의 지방소멸 정책이 지향해야 할 지점을 묻자 정권 교체와 무관하게 일관된 방향으로 정책을 진행할 수 있는 지속성이 시급하다고 평가했다. 마스다 사장은 “일본의 경우 그 동안 정권 교체가 없었기 때문에 일관된 정책을 진행할 수 있었다”며 “지방소멸의 원인과 해법은 정권이 바뀌더라도 달라지는 것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년마다 정책의 방향성에 변화가 생긴다면 문제 당사자인 일선 지방들만 힘들어질 것”이라고 강변했다. 이어 “어떤 저우건이 들어서든 바뀌지 않는 일관성과 정치가 개입할 틈이 없는 정책의 연속성 구축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사태가 ‘중핵 도시’ 구축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원격근무제도에 대한 사회적 효용성이 급격하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마스다 사장은 “원격근무제도가 지금보다 보편화되면 지방에 살면서도 예전의 일자리를 유지하거나, 적어도 부업을 가질 수 있다”며 “도시에 사는 사람이 생활의 절반을 지방에서 보내는 등의 유연한 생활스타일을 가능히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패널들은 지방소멸 진행 과정에서 일본과는 다른 차이점을 언급하면서도 ‘한국형 중핵 도시’ 구축을 위한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공유했다. 특히 지역 특성을 반영한 지역경제 선순환 체계 확립과 이를 위한 지방자치분권 강화를 핵심 과제로 꼽았다. 원숙연 학회장은 “현재 기업을 대상으로 한 비수도권 유인혜택은 한시적이고 제한적이라 지속 가능성이 떨어진다”며 “일정 기간 후 수도권으로 유턴하고 싶은 욕구를 막으려면 차등법인세 등의 도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우동기 위원장은 “주요 기업이나 기관들이 자발적으로 지방으로 이전하도록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할 게획”이라고 덧붙였다.

실질적인 정책 방안으로는 광역시도간 연계를 강화한 초광역협력사업이 언급됐다. 인구취약지역은 독자적으로 자생력을 가질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한 만큼 인근의 대도시 역량을 차용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산업고도화나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혁신역량은 인근 지역에 의존하는 방식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허문구 센터장은 “대도시가 연구개발(R&D) 기능을 중점 수행하는 동안 인구취약지역은 생산자적 역할을 분담하는 식으로 일종의 낙수효과를 유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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