귤 껍질은 오래 전부터 차로 만들어 마셨다,
19세기 말, 영국의 비숍 여사가 여행하고 쓴 KOREA and her Neighbours(1897)에도 귤피차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식후에는 뜨거운 숭늉을 마시며, 꿀물은 고급으로 여기고, 잔치 때에는 귤껍질이나 생강을 끓여 마신다. 귤껍질을 말리는 것은 이곳 주부들의 중요한 일이여서 초가집 처마 밑에 귤껍질이 주렁주렁 달려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귀하디 귀한 몸
조선시대에 귤은 왕에게 진상되는 귀한 것이었다. 귤나무에 매달린 귤의 개수까지 세어서 관리하였고, 제주도에서 귤이 올라 올 때면 황감제라고 하는 특별 과거시험까지 열어 축하했을 정도다.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에는 귤껍질로 만든 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귤강차, 삼귤차, 향귤차, 계귤차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주로 왕실의 질병치료와 건강관리의 목적으로 귤피차가 활용되었다는 내용이다.
귤강차는 여러분도 감기 기운 있을 때 한번 쯤 마셔 본 적이 있을 귤피와 생강으로 만든 차다. 그런데 영조 임심이 마신 귤강차에 쓰인 귤과 요즘 귤은 다르다. 지금 우리가 먹는 귤은 1910년 이후에 들어온 온주밀감 계열이란다. 그 전부터 제주도에 있던 귤은 진귤(산귤), 병귤, 동정귤, 감자, 청귤, 지각 등인데 재래귤이라고 부른다. 아쉽게도 재래귤은 거의 사라져 버려서 감귤 박물관에나 가서 볼 수 있다.
오래될수록 좋다
예로부터 귤껍질은 약재로 자주 쓰였다, 약으로 쓸때에는 오래 될수록 좋다고 하여 "오래되다", "묵다"의 의미를 가진 진(陳)자를 써서 진피라고도 부른다. 금방 말린 귤피는 싱그러운 귤향이 나지만 3년 이상 묵힌 좋은 진피는 싱그럽지는 않지만 더 강하다. 가정에서도 말린 귤껍질이 오래 되었다고 버릴 필요가 없다. 오히려 잘 말린 귤껍질을 종이 봉투에 담아 바람 잘 통하는 곳에 보관한다면 몇 년 지나서 더 귀한 진피를 얻게 될지도 모른다.
귤피차로 이기시키다.
한의학에서는 이기(理氣)작용을 귤피의 대표적인 효능으로 본다. 이기는 기를 순조롭게 한다는 말로 뭉치거나 막힌 기를 풀어 준다는 의미다. 가슴이 답답하고 소화가 안되어서 터부룩한 느낌이 나는 것을 옛날 사람들은 "기가 뭉치거나 기ㅏ 체해서" 그렇다고 생각했다. 귤피의 이기작용은 스트레스 받아 답답한 가슴을 시원하게 해주고 꽉 막힌 속을 시원하게 뚫어 주는 효과를 발휘한다.
귤피차는 퇴근 후 저녁에 마시면 긴장으로 인한 피로를 풀어 주는데 좋다. 특히, 마르고 예민하여 소화기능이 약한 타입이라면 귤피차를 늘 가까이 하시기를 바란다. 스트레스와 바쁜 일상으로 더부룩해져 있는 위와 장을 편안하게 해 줄 것이다. 가릴 것이 많은 임산부들에게도 귤피차를 추천한다. 입덧이나 임신 중 소화불량에 귤피차가 도움이 될 수 있다 .
귤피차 만들기
귤껍질을 함부로 버리지 말라. 까먹고 남은 귤껍질을 깨끗이 씨서서 무채 썰 듯 잘 말리기만 해도 향긋한 귤피차가 된다. 규피차 5~6조각을 머그잔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부으면 노랗게 우러날 것이다. 주의 누군가가 마른편이고 성격은 예민하고 잘 체한다고 하면 손수 만든 귤피차를 선물해 보시기 바란다.
귤피차 만드는 법
1. 귤을 먹고 난 후 껍질을 버리지 말고 모은다.
2. 소금물로 불순물을 잘 씻어낸다.
3. 껍질 안쪽에 흰색 내과피는 때어 버린다.
4. 흐르는 물에 가볍게 행군다음 채를 썰어서 잘 말린다.
5. 다 마른 귤피는 종이봉투에 넣어서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보관한다.
6. 귤피차는 끓이지 말고 뜨거운 물에 몇 조각 띄워서 우려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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