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분기 가입자 520만명 순증..미국 넘어 해외서도 급성장
"우리의 경쟁 상대는 스포츠, 게임, 케이블TV 등 당신이 넷플릭스를 이용하지 않을 때 할 수 있는 모든 것이다. 우리는 심지어 '잠'과도 경쟁한다. 넷플릭스를 더 봐라. 잠을 덜 자더라도…"
20년전 온라인 DVD대여 업체로 출발한 넷플릭스를 세계에서 가장 '핫'한 IT(정보통신) 기업으로 키워낸 리드 헤이스팅스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강조한 말이다.
헤이스팅스의 말처럼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넷플릭스는 공격적인 투자를 거듭하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 4월 가입자 1억 명을 돌파했으며 실적도 매 분기 고공행진 중이다.
2013년부터 시작한 자체제작으로 만든 ‘오리지널 콘텐츠’는 넷플릭스 급성장의 비결이 됐다. 최근 국내에서도 큰 화제를 모은 봉준호 감독의 신작 영화 '옥자'도 넷플릭스가 5000만 달러(약 577억 원)을 투자해 만든 작품이다.
◇예상을 넘은 2분기 실적…주가 단숨에 10% 급등
넷플릭스는 17일(현지시간)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이 기간 가입자가 520만 명 늘었는데 미국 가입자가 107만 명, 해외가 414만 명이었다. 미국보다 해외 시장에서 성장세가 돋보인 셈이다.
특히 넷플릭스 전체 가입자 가운데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처음으로 50% 밑으로 떨어졌다. 2분기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가입자는 5200만 명으로 미국 가입자 5190만 명을 넘어섰다.
2분기 매출은 27억9000만 달러(약 3조1471억 원)로 월가 예상치 27억6000만 달러를 웃돌았다. 해외 가입자가 늘면서 올해는 해외 부문도 흑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다만 공격적인 투자가 이어지면서 2분기 현금 손실이 6억800만 달러에 달했다. 지난 1분기 4억2300만 달러 손실에 이어 올해만 10억 달러 넘는 현금 유출이 발생했다.
넷플릭스는 이날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3분기에는 가입자 440만 명 순증, 매출 29억6000만 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라며 “환율이 지금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면 올해 해외 부문도 흑자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에 넷플릭스 주가는 강세를 나타냈다. 장 마감 후 실적이 공개됐으나 시간 외 거래에서 10% 넘게 급등했다.
투자전문매체 바론스는 "6년 전만 해도 넷플릭스는 미국 이외 지역에서 사업을 진행하지도 않았는데 지금은 가입자의 절반 이상이 해외 거주자"라며 "일부 투자자들이 넷플릭스의 공격적인 투자를 우려하지만, 그 덕분에 급속한 성장이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오리지널 콘텐츠의 힘…흔들리는 TV산업
넷플릭스의 급속한 성장 배경에는 자체제작 콘텐츠가 있다. 이를 통해 가입자를 늘리고 다른 콘텐츠 유통 기업들과의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었다.
'하우스오브카드', '나르코스', '더크라운' 등 유명 드라마나 영화가 넷플릭스의 투자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오는 9월 열리는 제69회 에미상 시상식에서는 91개 부문에 넷플릭스 작품이 후보로 올랐다.
넷플릭스는 올해 콘텐츠 제작에 60억 달러를 쏟아부을 계획이다. 헤이스팅스 CEO는 "훌륭하고 독자적인 콘텐츠가 있다면, 바로 그곳에 시장이 있다"며 콘텐츠 제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넷플릭스는 다음 정복지로 유럽을 꼽는다. 이를 위해 2012년 20억 달러를 들여 현지 콘텐츠를 사들였다. 네들란드 암스타르담 사무소는 최근 400명을 새로 채용했다.
넷플릭스, 유튜브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업체들이 성장하면서 전통적인 영상·문화 산업은 위기를 맞고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옥자가 넷플릭스와 극장에서 동시 상영되면서 기존 영화 산업 관계자들과 마찰을 빚었다. 결국 옥자는 국내 개봉관의 약 10%에서만 상영됐다.
넷플릭스의 성장이 기존 시장 질서를 뒤흔든 것은 처음이 아니다. 1997년 DVD 우편 배송·반송 서비스를 최초로 도입했고 2007년에는 스트리밍 서비스로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넷플릭스에 경쟁자가 없는 건 아니다. 온라인 스트리밍 시장은 점점 포화 상태가 되고 있다. 온라인 유통 공룡 아마존이 올해 45억 달러를 콘텐츠 분야에 투자할 예정이며, 월트디즈니와 21세기폭스 등이 공동 소유한 훌루(Hulu)도 콘텐츠 제작과 온라인 생방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유희석 기자 heesu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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