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 10명 중 4명 "은퇴 후 나는 빈곤층"
[대한민국 중산층의 '슬픈 자화상'] - NH투자증권 100세硏 조사 평균 중산층, 102.4㎡ 아파트에 살며 8.2시간 근무 "가족과 함께" 하루 1.7시간.. 절반은 3년간 해외여행 못가
우리나라 중산층 10명 중 8명이 스스로를 빈곤층이라 생각하고 있으며, 실제 중산층의 상당수가 은퇴 후 빈곤층으로 추락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식비 같은 기본적인 생활비 외에도 자녀 교육비 부담 등으로 살림살이가 팍팍하다 보니, 국민연금 외에는 딱히 노후 대비 자금을 마련하지 못한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가 2일 '2016 대한민국 중산층 보고서'를 통해 대한민국 중산층의 자화상을 그려봤다. 통계청이 규정하는 '중산층'은 지난해 4인 가구 월소득 중간값(375만6000원)을 기준으로 50~ 150%(187만8000원~563만4000원)에 해당하는 소득을 올리는 가구를 말한다. 전체 가구의 65.4%가 여기 속한다. 연구소는 이 기준에 드는 30~50대 1128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우리나라 중산층의 평균 모습은?
설문 결과, 우리나라 중산층의 평균적인 모습은 '본인 소유의 102.4㎡(31평) 아파트에 살면서 중형급 이상 자가용을 보유한, 하루 2.1잔의 커피를 마시고 6200원짜리 점심을 사먹으며 8.2시간 일하는 직장인'이었다.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은 하루 평균 1.7시간에 불과하고, 절반 이상이 최근 3년간 해외여행을 다녀온 적이 없고, 한 달에 영화 관람 등 문화생활을 즐긴 횟수도 0.9회에 그친다.
◇통계 기준 중산층의 80%가 "나는 하류층"
소득 기준 중산층으로 분류돼 설문조사 대상자가 된 사람들 중 자신이 '중산층'이라는 데 동의한 비율은 19.8%에 그쳤다. 79.1%가 '중산층보다 아래'인 저소득층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자신이 원하는 삶의 수준을 충족하려면 월소득이 515만원은 돼야 한다고 답했다. 또, 지금은 2억3000만원가량의 순자산(자산에서 부채를 뺀 것)을 갖고 있지만, 순자산이 6억6000만원 정도는 돼야 중산층이라 느낄 만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적으로 중산층을 월 소득으로 가르지만, 실제론 소득만이 아닌 소비 수준과 삶의 질까지 포함해 복합적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괴리가 큰 것이라는 게 연구소의 분석이다.
◇중산층 40%, "은퇴 후 빈곤층으로 전락한다"
설문 대상자의 39.9%는 은퇴 후 자신의 소득이 월 100만원(2인 가구 기준)에도 못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100만원은 노후 중산층의 하단 선이다. 10명 중 4명꼴로 노후에 빈곤층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셈이다. 남자보다는 여자, 40대보다는 은퇴가 임박한 50대에서 이 비율이 더 높았다.
은퇴 후의 삶을 걱정하고 있으면서도, 48.7%는 노후 준비를 하지 않고 있거나, 11.3%는 노후 준비 상황을 아예 '모르겠다'고 했다. 중산층의 13.9%만이 이른바 '3층 연금(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을 모두 보유하고 있었다. 연구소는 "이들이 노후 준비에 대한 의지가 없다기보다는 여력이 없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녀 1인당 평균 사교육비로 월 37만3000원을 지출하고, 경조사비도 월평균 13만6000원을 내는 등 생활비가 빠듯해 노후를 준비할 여윳돈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윤학 100세시대연구소 소장은 "평범한 보통사람으로 산다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며 "특히 은퇴 후 중산층으로 사는 게 더 어려운 만큼, 최대한 은퇴 시기를 늦추거나 개인연금에 가입해 노후 현금 흐름을 확보하고, 되도록 작은 집으로 갈아타는 등의 소득 마련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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