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이란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 IT 거인들

Freedom-x 2016. 2. 16. 09:21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

IT 거인들

알리바바의 마윈부터 아마존의 제프 베저스까지

 

지은이 김환표 쪽수 324쪽 판형 152×225(신국판)

 15,000원 분야 경제경영

ISBN 978-89-5906-389-5 03320 | 출간일 2016년 2월 3

 

 

 

▣ 출판사 서평

IT 제국의 주인은 누구인가?

모바일이 초연결시대(hyper-connected generation)의 개막을 이끌면서 커뮤니케이션 행위와 대중문화 소비 방식에 획기적인 변화를 불러왔다. IT를 매개로 한 대중문화 소비에서 ‘국경의 장벽’이 무너진 지는 오래다. 오늘날 IT 산업은 정치․경제․사회 등 모든 영역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IT 기업들이 궁극적으로 꿈꾸는 것은 ‘자신들만의 제국’이다. 예컨대 구글과 페이스북은 자신들의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독자적인 IT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바쁘다. 이들은 IT를 기반으로 한 모든 비즈니스의 포식자가 되려고 한다. 자신들만의 고유한 영역에서 일가(一家)를 이룬 기업들도 IT를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데 천문학적인 금액을 쓰고 있다. 거대 IT 기업에 인수 합병될 목적으로 스타트업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로써 아이디어와 기술력만으로 10~20대의 젊은 나이에 억만장자에 등극하는 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세상의 새로운 질서를 우려의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도 있지만 대세는 이미 정해져 있다. 우리의 일상적 삶은 IT 기업이 만들어놓은 세상에서 자유롭지 않다. 우리가 처한 상황이 이렇다면, IT 기업이 추구하고 있는 ‘제국의 속살’을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 IT 거인들』은 IT 산업의 정점에 선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개인적 삶은 물론이고, 그들이 몸담고 있는 IT 기업의 경영 철학과 전략, 이들이 궁극적으로 꿈꾸는 미래까지 살펴본다.

15명의 IT 거인들

팀 쿡(애플)

2014년 11월 30일, 애플의 CEO 팀 쿡은 미국의 경제 주간지 『비즈니스위크』를 통해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전 세계에 커밍아웃했다. 그는 “애플의 CEO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알리면, 자신이 누구인지 고민하는 사람이나 혼자라고 느끼는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제품 면에서 팀 쿡은 ‘스큐어모피즘’을 버리고, 아이폰의 4인치 디스플레이에서 탈피했으며, 경쟁 관계인 IBM과 손을 잡았다.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서 혁신을 모색하는 동시에 ‘잡스주의’라고도 할 만한 애플의 기존 도그마에서 서서히 탈피하는 모습이다. ‘후계자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만연하는 가운데, 애플의 새 리더로서 색다른 존재감을 보여주는 팀 쿡호 애플의 현재를 살펴본다.


케빈 시스트롬(인스타그램)
SNS의 진화가 눈부신 가운데, 최근 가장 돌풍을 일으킨 SNS는 인스타그램이다. 3억 명이 넘는 가입자, 하루에 공유되는 사진 수 8,000만 장, 기업 가치 350억 달러(2014년 기준)라는 기록의 중심에는, 케빈 시스트롬이라는 이름이 있다. 카메라와 사진에 관심이 많던 시스트롬은, 인스타그램의 대명사가 된 필터 기능에 대한 아이디어를 휴갓길에서 길어올렸다. 친구들에게 멋진 사진을 보여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본 여자 친구의 질문에 그는 ‘필터’라고 대답했고, 이를 인스타그램에 적용한 것이다. 인스타그램은 시스트롬의 취향이 낳은 결과물이다. 이미지가 문자를 대체하는 ‘커뮤니케이션 혁명’의 시대에 인스타그램의 인기는 소통의 의미가 과거와는 크게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후다.


제프 베저스(아마존)
‘아마존 당하다(To be amazoned)’라는 신조어가 있다. 이 말은 “혜성같이 나타난 신흥 온라인 소매점이 전통적인 오프라인 소매점의 고객과 수익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것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보기만 해야 한다”는 뜻이다. 베저스의 야심은 아마존을 “전자 상거래 세계의 최종 종착지”로 만들려는 것을 넘어, 우주 산업에까지 이른다. 그가 설립한 우주 로켓 개발업체 ‘블루오리진’은 2015년 11월 재사용 로켓 개발에 성공했다. 빛나는 성공 뒤에는 어둠도 있다. 아마존이 ‘직원을 착취하는 회사’라는 것이다. 베저스는 이를 전적으로 부인했지만 의혹은 사그라들지 않는다. 베저스는 열정에 찬 프런티어인가, 그저 냉혈한인가? 각도에 따라 달라 보이는 아마존의 두 얼굴이다.      


브라이언 체스키(에어비앤비)
에어비앤비의 창업자 브라이언 체스키와 조 게비아는 디자이너 출신이다. 그들은 국제 디자인 콘퍼런스에 참석하려다가 숙소를 못 잡은 참가자들을 보고, 3개의 에어매트리스를 마련해 거실에 깔고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렸다. 이것이 에어비앤비의 시작이다. 그들이 디자이너라는 사실은 창업 초기에 지원 자금을 받는 데 장애로 작용했다. 투자자들이 창업자의 경영 능력에 의구심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체스키는 산업디자인 공부를 통해 타인의 감정에 이입하는 법을 배웠다고 말한다. 그는 오히려 “인간 중심의, 공감에 기반하고 창의성을 활용하는 회사를 경영하는 데 디자이너가 완벽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소유의 시대’가 종말하고 있는 오늘날, 숙박업계의 공유 혁명은 계속될 것인가?  


트래비스 캘러닉(우버)
2014년 9월 18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는 택시 운전자 3,000여 명이 모여 우버를 규탄했다. 그런데 바로 그날 우버의 가입자 수는 평소보다 4.5배 늘었다. 이런 현상은 전 세계 각지에서 벌어졌다. 트래비스 캘러닉은 대단히 공격적인 경영자다. 그는 논란의 중심에 서는 것을 개의치 않는다. 오히려 이를 적극 활용한다. 캘러닉은 우버가 “제3의 산업을 탄생케 하는 기술 플랫폼”이라고 말한다. 반대편에서는 우버식의 공유 경제는 ‘부스러기 경제(Scraps Economy)’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시장은 우버의 편이다. 우버화(Uberfication)라는 말도 등장했다. 이 말은 라이선스가 없는 일반인이 재화·서비스를 판매할 수 있도록 매개하는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을 통칭한다. 좋든 싫든, 우버화는 국경을 넘어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다.
 

마윈(알리바바 그룹)
컴퓨터 문외한인 영어 강사가 차린 전자 상거래 업체가 전 세계를 석권했다. ‘알리바바 그룹’의 이야기다. 열혈 무협 마니인 마윈은 “내세울 게 없지만 수많은 실패를 딛고 목표를 성취한 삼장법사”에게 자신을 투영한다. 그래서 그의 리더십은 ‘삼장법사 리더십’이라고 불린다. 그는 엘리트주의도 싫어한다. “한 팀이 모두 과학자일 때 농민이 그들의 리더가 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2013년 1월 15일, 마윈은 “인터넷 업계에서 48세의 나이는 이미 젊은 나이가 아니”라며 CEO에서 물러나 이사회 의장으로 남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러고는 “지금까지 번 돈을 사회에 어떻게 환원할지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흙수저 출신 CEO의 멋진 역전극을 향후에도 기대할 수 있는 까닭이다.


조나 페레티(버즈피드)
혁신 저널리즘의 기수로 주목 받는 『버즈피드』의 핵심 개념은 ‘리스티클’이다. 리스티클이란 목록(List)과 기사(Article)의 합성어로, 「30세가 되기 전 꼭 해야 할 10가지」,「이별의 아픔을 극복하는 12가지 비법」처럼 가짓수로 소개하는 기사를 말한다. 하지만 혹자는 리스티클을 활용한 ‘큐레이션 저널리즘’을 표방하는 『버즈피드』가 단순히 ‘디지털 소매치기’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버즈피드』의 놀라운 큐레이션 능력이라 생각되는 것들이 단어나 제목만 살짝 바꾼 정도”라는 것이다. 논란이 분분하지만, 조나 페레티는『버즈피드』를 ‘분산 미디어(distributed media)’ 회사로 키우기 위해 실험을 거듭하고 있다.  


에번 스피걸(스냅쳇)
스냅챗은 사용자가 원하는 시간을 설정해 자신이 보낸 문자나 그림 등의 파일을 사라지게 할 수 있는 모바일 메신저다. 이른바 ‘자기파괴 앱(self-destructing app)’이다. 에번 스피걸은 친구가 메신저로 사진을 오발송해 곤혹을 겪는 것을 보고 발상을 떠올렸다. 소위 ‘엄친아’인 스피걸은 페이스북의 CEO 저커버그가 스냅챗을 인수 제시금 30억 달러(약 3조 2,000억 원)를 거절하면서 화제에 올랐다. 스냅챗은 저널리즘 영역에도 진출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스냅챗이 “2016년 대선 판도를 뒤흔들 매체로 떠오르고 있다”고 썼다. 메시징 플랫폼에서 시작해 미디어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는 스냅챗의 진화를 지켜보자.


리드 헤이스팅스(넷플릭스)
리드 헤이스팅스는 어느 날 DVD 반납을 깜빡하여 40달러의 연체료를 물었다. 이때 그는 ‘연체료 없는’ 비디오 대여 서비스라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냈고, 이것이 세계 최고의 온라인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 탄생으로 이어졌다. 한국인에게는 낯설지만, 미국에서 헤이스팅스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에 비견되는 IT 업계의 리더로 평가받는다. 넷플릭스를 세계에 알린 〈하우스 오브 카드〉도 그의 결단력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넷플릭스의 정교한 ‘추천 알고리즘’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의 한국 진출이 국내 방송시장에 어떤 파장을 부를지가 초미의 관심사인 이때, 앞선 IT 기술을 바탕으로 한국의 시청자들에게 넷플릭스가 어떤 ‘맞춤형 콘텐츠’를 내놓을 것인지 궁금해진다.


드루 휴스턴(드롭박스)
언제 어디서나 쉽고 빠르게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이 치열하다. 드롭박스는 미국의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을 석권한 업체다. 드루 휴스턴의 꿈은 ‘세상의 모든 하드 드라이브를 클라우드 서비스로 대체하는 것’이다. 그는 일찍이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의 가능성을 간파한 스티브 잡스에게 회사 인수 제안을 받은 적이 있다. 인수 금액은 약 10억 달러(1조 원가량)였다. 그러나 드루 휴스턴은 이를 거절했다. 그는 또 드롭박스가 애플의 일개 ‘기능’이 되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저장 공간 제공이라는 ‘한 우물 파기’ 전략으로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의 강자로 등극한 드롭박스의 향후를 기대해보자.


머리사 메이어(야후)
“위대한 제품 개발자이자 매우 창의적인 인물로 항상 이용자를 위해 최선을 원했던 진짜 완벽주의자다. 야후는 매우 뛰어난 선택을 했다.” 2012년 7월 16일 야후가 구글 부사장 머리사 메이어를 야후의 4번째 CEO로 선택하자 구글 회장 에릭 슈밋이 한 말이다. 메이어는 13년간 구글에서 일하면서 뛰어난 업적을 일구었다. 반면 워커홀릭에, 웹페이지의 디자인과 색깔까지 신경을 쓰는 탓에 메이어는 ‘명석하지만, 같이 일하기 어려운 상사’로 꼽히기도 한다. 야후로 자리를 옮긴 후, 모바일 강화를 위해 인수합병을 단행하고, 스스로 패션 잡지의 모델이 되기를 서슴지 않으며, 재택근무를 폐지하고 본인의 출산휴가를 반납하는 등, 일련의 ‘개혁’으로 메이어는 구설수에 올랐다. 기사회생의 기로에 선 야후에서 그녀의 리더십은 시험받고 있다. 


에릭 슈밋(구글)
에릭 슈밋은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는 ‘그림자 리더십’으로,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라는 두 개성 강한 인물들 아래서 살아남았다. 이에 슈밋에게는 ‘IT 업계의 늙은 여우’, ‘칭송받지 않은 영웅’이라는 타이틀이 따라붙었다. 슈밋은 한국을 자주 방문한다. 특히 2013년 방문에서 슈밋은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를 언급하며, “한국이 디지털 기술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힘이 바로 한글에 있다”고 말했다. 한국이 구글의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가 지배하는 ‘안드로이드 공화국’이기 때문이다. 페이지와 브린은 2004년 7월 슈밋과 한 가지 약속을 했다. 슈밋이 향후 20년간 구글에서 같이 일한다는 것이다. 슈밋이 69세가 될 때까지 구글을 위한 슈밋의 비즈니스가 계속 될지 주목이 된다.


조너선 아이브(애플)
‘조니’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조너선 아이브는 애플 디자인의 구루로 통한다. ‘최고 우아함 책임자(Chief Elegance Officer)’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생전 스티브 잡스는 아이브에 대해 “1,000만 달러를 줘도 바꾸지 않을 사람”이라고 말했다. 잡스는 아이브를 애플의 수석 디자이너로 확정하고 별도로 디자인 스튜디오를 마련해주는 등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잡스 사후에 팀 쿡을 제치고 아이브가 CEO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경영에는 관심이 없다’는 말로 이 설을 일축했다. 그럼에도 팀 쿡 체제의 애플에서 사람들은 “팀 쿡이 아이브를 위해 일한”다는 평까지 내놓았다. 그러나 아이브는 팀 쿡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고 말한다. 잡스 없는 애플에서도 아이브는 “계속해서 애플의 ‘취향 메이커(tastemaker)’로 신뢰받을” 가능성이 크다.


셰릴 샌드버그(페이스북)
샌드버그와 저커버그는 상상 이상으로 죽이 잘 맞는 사이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은 페이스북의 성공에는 탁월한 대인 관계 능력을 갖춘 샌드버그의 공로가 크게 작용했다고 보도했다. 저커버그가 웹사이트와 시스템에 집중한 반면 샌드버그는 비즈니스 구축과 확장, 대외 관계, 정책 분야를 담당하는 이상적인 ‘역할 분담’을 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그런 수준을 뛰어넘어 ‘페이스북의 성인 감독관’이나 ‘저커버그의 큰 누나’로 보기도 한다. 샌드버그는 페미니즘에도 적극적이다. 그는 『린 인』이라는 책을 발표하고, 여성들에게 사회적 야망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더불어 비영리 단체인 ‘린 인(http://leanin.org)’을 출범해 스스로 “페미니즘을 위한 치어리더”를 자청하고 있기도 하다.

지미 웨일스(위키피디아)
2012년 3월, 백과사전의 대명사『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은 종이 책 발행을 중단한다고 말했다. 2001년 등장한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가 결정타였다. 위키피디아의 놀라운 성공은 위키노믹스(wikinomics)라는 신조어도 만들어냈다. 이 말은 ‘위키피디아’와 경제를 뜻하는 ‘이코노믹스’를 합성한 것으로, 집단 지성과 협업에 의해 창출되는 경제를 가리키는 말이다. 반면 익명성을 바탕으로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은 위키피디아가 제공하는 정보에 대한 신뢰성 논란도 불러일으켰다. 2005년『USA투데이』초대 편집국장을 지낸 존 세이겐탈러는 “위키피디아는 결함을 가진 무책임한 연구 목적의 도구다”라고 꼬집었다. 이밖에도 위키피디아가 당면한 문제는 적지 않다. 특히 모바일 온리 시대의 개막은 위키피디아에게 큰 시련을 안겨주고 있다. 그러나 이런 시련 속에서도 집단 지성의 신봉자 웨일스의 위키피디아 시스템에 대한 신념은 변함이 없다.

 

▣ 본문 중에서


2014년 9월 9일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서 열린 애플의 대규모 신제품 발표 행사에서 쿡은 ‘잡스 마케팅’을 펼치기도 했지만 ‘잡스 지우기’의 정점을 찍었다. 이날 쿡은 기존 4인치 이하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아이폰을 버리고 4.7인치를 적용한 아이폰6와 5.5인치의 아이폰6 플러스 등 대大화면 아이폰을 선보여 애플 마니아들을 경악시켰다. 대화면 아이폰은 “스마트폰은 한 손 엄지손가락으로 모든 것을 조작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잡스의 철학을 정면으로 뒤집은 것이었기 때문이다. 잡스는 대화면 스마트폰에 대해 “아무도 사지 않을 것”이라며 독설을 퍼부었을 만큼 대화면을 경멸했었다. 그런데 쿡은 왜 잡스의 철학을 버린 것일까? 널리 알려져 있는 것처럼 잡스는 이상주의자였다. 잡스는 “고객에게 그들이 원하는 것을 줘야 한다”는 원칙에 반대했다. 고객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의 일은 고객이 욕구를 느끼기 전에 그들이 무엇을 원할 것인가를 파악하는 것이다.……사람들은 직접 보여주기 전까지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 그것이 내가 절대 시장조사에 의존하지 않는 이유이다. 아직 적히지 않은 것을 읽어내는 게 우리의 일이다.” 하지만 쿡은 실용주의자다. 애플의 한 임원은 2009년『타임』과 인터뷰에서 “잡스가 회사의 얼굴이자 제품 개발을 이끄는 사람이라면 쿡은 회사 운영을 디자인하며 이것을 현금 더미로 만드는 사람”이라는 말한 바 있다. 
「‘잡스의 철학’은 잊어라!: 팀 쿡_애플 CEO」(27~28쪽)


인터넷 서점으로 출발했던 아마존은 왜 이렇게 모든 사업에 뛰어드는 것일까? 그건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저스의 궁극적인 목적이 아마존을 ‘에브리싱 스토어’로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베저스가 아마존을 열기 전인 1995년부터 구상한 것으로, 베저스는 아마존 창업 선언문에서 아마존의 목표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사람들이온라인에서 원하는 건 무엇이든 제공한다.” 베저스는 1998년 6월 음반 판매 사업을 발표하면서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의 전략적 목표는 전자 상거래 세계의 최종 종착지가 되는 것이다. 누군가가 온라인에서 무언가를 구매하려고 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곳이 아마존이 되었으면 한다. 설령 그것이 아마존에 없는 물건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회사 이름인 아마존은 베저스의 그런 야심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베저스는 짧고 기억하기 쉬우며 자신이 추구하는 사업 방향의 핵심 정신을 나타낼 수 있는 A로 시작하는 이름을 찾았는데, 여기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이름이 대규모라는 느낌을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아마존이라는 이름을 지은 것인데 이는 온라인 서점 도서 목록을 아마존 강처럼 깊고 넓게 하겠다는 뜻이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아마존은 그냥 세계에서 가장 큰 게 아니에요. 두 번째로 가장 큰 강보다 몇 배나 더 크죠. 다른 강들과는 비교 대상이 아닙니다.” 
「세상의 모든 것을 팔겠다: 제프 베저스_아마존 CEO」(56~57쪽)


재미있는 사실은 우버를 둘러싼 논란이 발생할수록 우버의 가치는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와 관련해 윤형중은 2015년 1월 “우버의 경영진이 어떤 마음가짐인지는 알기 어려우나, 우버를 바라보는 투자자의 심정은 분명히 다르다. 오히려 전 세계에서 말썽을 일으킬수록 우버의 가치를 높게 보고 있다”면서 이렇게 말한다. “전 세계에서 논란을 일으키고 기존 사업자와의 충돌을 불사하는 우버가 거액의 투자금을 유치하고 몸값이 높아지는 비결은 무엇일까. 아이러니하게도 우버가 각국에서 말썽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우버가 진출하는 나라의 언론 매체들은 현지 택시 산업과 충돌하는 우버의 사업 모델을 소개한다. 행정부와 사법 당국은 법 저촉 여부를 살핀다. 기존 택시업계는 강하게 반발한다. 이런 과정들이 실시간으로 기사화되면서 우버는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쏟지 않아도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른바 ‘노이즈 마케팅’ 전략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실제 2014년 6월 유럽의 주요 도시들에서 동시다발적인 택시 파업이 있던 날에 가입자 수는 평소보다 8배 이상 많아졌다. 이런 현상은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2014년 9월 18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택시 운전자 3,000여 명이 모여 우버를 규탄하며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연 날 우버 가입자 수는 평소보다 4.5배 늘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버로 운송 플랫폼 혁명을 꿈꾸다: 트래비스 캘러닉_우버 CEO」(본문 100쪽)


넷플릭스가 2013년 2월 독점 공개한 〈하우스 오브 카드〉는 말 그대로 대박이 났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던 것일까? 그건 혁신적인 콘텐츠 유통 방식 때문이었다. 이와 관련해 우선 헤이스팅스의 말을 들어보자. 그는 2013년 1월 “앞으로 10~20년 뒤에 사람들은 ‘리니어 채널linear channel(방송 스케줄이 정해진 보통의 텔레비전 방송)’이 있었다는 사실에 매우 놀랄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들은 질문할 겁니다. ‘누군가 당신이 보고 싶은 채널을 선택해주었다고요? 왜 당신이 선택하지 못했나요?’라고요. 그들에게 그것은 완전히 낯선 과거가 될 겁니다.” 이런 이야기다. 기존 방송사는 일주일에 보통 1편씩 드라마를 방영하기 때문에 다음 에피소드를 시청하기 위해선 1주일을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하우스 오브 카드〉는 방송의 그런 문법을 파괴하고 1시즌 13화를 한꺼번에 공개해버렸다. 이는 온라인 스트리밍 시대의 시청자들은 ‘본방사수’를 하기보다는 주말이나 심야에 긴 드라마도 한 번에 몰아서 보는 ‘폭식시청’을 한다는 새로운 시청 행태에 도박을 건 것이었는데, 이 전략이 크게 성공한 것이다. 폭식시청Binge-Watch이란 보고 싶은 방송 콘텐츠를 원하는 시간에 몰아보는 시청 방식이다. 몰아보기 시청이라고도 한다. 이렇게 폭식시청을 하는 사람들을 일러 빈저스Bingers라고 한다. 넷플릭스는 두 번째 자체 제작 콘텐츠인 정치 드라마 〈헴록 그로브Hemlock Grove〉도 같은 해 4월 한꺼번에 공개해 역시 대박을 쳤는데, 이는 미국의 지상파와 케이블을 그야말로 충격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기존의 드라마 유통 방식을 뒤흔들며 온라인 스트리밍 업체가 자체 제작한 드라마도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겼기 때문이다. 다음과 같은 평가는 넷플릭스가 가져온 충격을 잘 말해준다. “미국인들에게 이제 지상파와 위성방송 등을 통하지 않고도 좋은 드라마를 기다림 없이 마음껏 볼 수 있다는 새로운 경험을 선물했다.” 
「넷플릭스로 온라인 스트리밍 콘텐츠 왕국을 세우다: 리드 헤이스팅스_넷플릭스 CEO」(176~178쪽)

잡스의 ‘단순함 철학’은 아이브를 통해 구현되었다. 애플의 디자인 프로세스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단순함이었는데, 잡스와 아이브는 새로운 제품을 디자인할 때마다 이를 어느 정도까지 단순화할 수 있는지를 놓고 씨름했다. 아이브가 이끌고 있는 애플의 디자인 팀은 조명의 단순한 켜짐/꺼짐 기능이나 전원 어댑터 등 사소해 보이는 세부 사항들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아이브는 2007년 자신이 이끌고 있는 디자인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 애플의 대표적인 특징 가운데 하나는 아주 작은 세부 사항 하나에도 신경을 쓰는 것이지요. 가끔은 대량생산 활동이라기보다 공예 활동으로 간주될 정도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 점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잡스의 영향이 컸겠지만 ‘단순함의 철학’에서 아이브 역시 잡스에 뒤지지 않는다. 오늘날 애플의 제품에 흰색이 많은 것도 단순함의 미학을 강조하는 아이브의 철학 때문이다. 예컨대 아이브는 주위 사람들이 검은색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던 아이팟을 기기뿐 아니라 이어폰과 케이블, 충전용 어댑터까지 모두 순백색으로 관철시켰으며, 회색을 원했던 잡스를 설득해 아이패드도 흰색으로 내놓았다. 아이브는 왜 그렇게 순백색을 주장했던 것일까? 아이브는 이를 ‘문화적 무게감’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 “대다수의 소형 소비자 제품에는 일회용품 같다는 느낌이 있습니다.……문화적 무게감이 없어요. 아이팟에 대해 제가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부분은 일회용품 같은 가벼움이 아닌, 특별한 무게감을 담아냈다는 점입니다.” 
「‘잡스의 디자인 철학’을 구현한 애플의 디자인 구루: 조너선 아이브_애플 CDO」(252쪽)


▣ 차례


프롤로그: IT가 세상의 질서를 주도한다!


‘잡스의 철학’은 잊어라!
팀 쿡 _애플 CEO
애플의 ‘후계자 리스크’에 대한 우려 • 잡스와 만난 지 5분 만에 애플을 택하다 • 쿡의 쌍방향 리더십 • 혁신은 사라졌는가? • 쿡의 ‘잡스 지우기’ • ‘애플의 파트너와 시장은 쿡을 숭배하고 있다’ •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서 혁신하는 쿡


인스타그램으로 ‘비주얼 커뮤니케이션’ 혁명을 불러오다
케빈 시스트롬 _인스타그램 CEO
세계 2위의 SNS로 떠오른 인스타그램 • 인스타그램은 시스트롬의 취향이 낳은 산물 • ‘단순함·신속함·아름다움’으로 승부한다 • 절친에서 앙숙이 된 인스타그램과 트위터 • 한국에 상륙한 인스타그램 열풍 • ‘세상의 순간을 포착하고 공유한다’


세상의 모든 것을 팔겠다
제프 베저스 _아마존 CEO
세상의 모든 것을 팔겠다 • 연봉 100만 달러 포기와 인터넷 서점 창업 • 모든 가치판단의 기준은 고객이다 • 지금보다 ‘더 쉽고 빠르게’ • 베저스는 왜 냉혈한으로 불리는가? • 아마존은 지금도 신생 기업이다


에어비앤비로 숙박 혁명을 불러오다
브라이언 체스키 _에어비앤비 CEO
우버와 함께 공유 경제의 상징이 된 에어비앤비 • 사업을 위해 무작정 실리콘밸리로 가다 • 에어비앤비의 탄생과 시련 • 에어비앤비의 성공을 이끈 초연결 시대의 개막 • ‘터질 것이 터다’ • 에어비앤비를 둘러싼 논란 • 에어비앤비는 ‘선교사’가 될 수 있을까?


우버로 운송 플랫폼 혁명을 꿈꾸다
트래비스 캘러닉 _우버 CEO
시장 파괴자로 급부상한 우버 • 우버로 IT 업계의 가장 뜨거운 인물이 되다 • “사람들이 직접 운전대 잡을 일이 없도록 하겠다” • 우버의 노이즈 마케팅과 캘러닉의 노회한 전략 • 우버를 운송 플랫폼으로 키우려 하는 캘러닉 • 우버는 주문형 경제의 대표 주자 • 모든 것은 우버화되고 있다


전자 상거래는 싫증나지 않는 유일한 게임이다
마윈 _알리바바 그룹 회장
미국과 중국을 강타한 ‘마윈 신드롬’ • 컴퓨터 문외한이 인터넷 기업을 창업하다 • 알리바바의 글로벌 전략 • ‘코끼리’ 이베이를 물리치다 • 중국에 신용과 상생의 비즈니스 가치관을 심다 • 마윈의 ‘역발상 전략’과 ‘삼장법사 리더십’ • 공익사업은 양심을 일깨우는 일


버즈피드로 미디어 산업의 지형도를 흔들다
조나 페레티 _버즈피드 CEO
‘혁신 저널리즘’의 기수로 평가받는『버즈피드』 • 『허핑턴포스트』의 공동 창업에서『버즈피드』창업까지 • 언론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한 ‘리스티클’ • 『버즈피드』는 왜 디지털 소매치기라는 비판을 듣는가? • 『버즈피드』의 네이티브 광고를 둘러싼 논란 • 모바일과 페이스북에 특화된『버즈피드』 • ‘네트워크 통합 미디어 회사’를 꿈꾸는 페레티


디지털 발자국은 왜 끝까지 남아 있어야 하는가?
에번 스피걸 _스냅챗 CEO
휘발성 SNS의 대명사의 떠오른 ‘스냅챗’ • 소셜 미디어 프로필은 왜 영속적이야 하는가? • 30억 달러를 제시한 저커버그의 제안을 뿌리치다 • 스냅챗 해킹 논란 • 광고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스냅챗 • 2016년 미국 대선에서‘태풍의 눈’으로 부상한 스냅챗


넷플릭스로 온라인 스트리밍 콘텐츠 왕국을 세우다
리드 헤이스팅스 _넷플릭스 CEO
OTT 서비스의 제왕 넷플릭스 • DVD 대여 시장에 혁명을 불러온 ‘빨간 편지 봉투’ • ‘콘텐츠 개발’이 곧 ‘경쟁력’이다 • 〈하우스 오브 카드〉의 충격 • 소름 끼칠 정도로 정교한 넷플릭스의 ‘추천 알고리즘’ • 텔레비전의 시대는 저무는가? • 넷플릭스는 한국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까?


드롭박스로 하드 드라이브를 대체하겠다
드루 휴스턴 _드롭박스 CEO
전 세계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을 주도하는 드롭박스 • 우연한 기회에 길어 올린 드롭박스 아이디어 • 스티브 잡스의 인수 제안을 거절하다 • 드롭박스는 사람들에게 ‘자유를 준다’ • 드롭박스의 철학으로 자리 잡은 단순함 • “우리가 파는 건 저장 공간이 아니라 마음의 평화와 자유” • 드롭박스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둘러싼 논란


‘유리 절벽’을 넘어 야후를 부활시킬 수 있을까?
머리사 메이어 _야후 CEO
야후는 왜 메이어를 선택했는가? • 왜 메이어는 뼛속까지 ‘구글 우먼’이라 불리는가? • 혁신인가? 구글 따라하기인가? • 메이어를 활용한 야후의 ‘섹슈얼 마케팅’인가? • 야후의 전략적 중점 사업은 ‘모바일’ • 메이어의 ‘출산휴가’ 반납 논란 • 메이어는 ‘유리 절벽’을 뚫을 수 있을까?


왜 IT 업계의 ‘늙은 여우’로 불리는가?
에릭 슈밋 _구글 회장
“컴퓨터에 미친 괴짜” • 구글의 CEO가 되다 • 페이지·브린의 홀대와 ‘꼭두각시’ 논란 • 슈밋의 그림자 리더십 • 스티브 잡스와는 왜 앙숙이 되었나? • ‘어른’의 통제는 필요 없다 • 슈밋은 왜 한국을 자주 찾는 것일까?


‘잡스의 디자인 철학’을 구현한 애플의 디자인 구루
조너선 아이브 _애플 CDO
잡스와 사실상 한 몸이었던 아이브 • 어린 시절부터 두각을 보인 디자인 재능 • 애플 퇴사 직전 잡스를 만나다 • “단순함이란 궁극의 정교함이다” • 사용자의 인식을 디자인한다 • 아이브는 왜 ‘스큐어모피즘’을 폐기 처분했는가? • 애플의 취향 메이커로 남을 것인가?


마크 저커버그와 함께 ‘페이스북 제국’을 일구다
셰릴 \샌드버그 _페이스북 COO
샌드버그는 구글러의 대표 주자 • 저커버그는 왜 샌드버그를 선택했는가? • 페이스북의 고도성장을 이끈 샌드버그 • 저커버그와 샌드버그의 찰떡궁합 • ‘감정 전이 실험’은 일상적인 업무일 뿐이다 • “나는 페미니즘을 위한 치어리더라고 말할 것” • 여성 간의 작은 차이를 극복하자


위키피디아로‘지식의 민주화’를 구현하겠다
지미 웨일스 _위키피디아 창업자
위키피디아 혁명 • “세계야, 안녕Hello, World” • 위키피디아의 신뢰성 논란 • ‘여론 투쟁의 장’이 된 위키피디아 • 위키피디아의 남성·서구 중심주의 • ‘인터넷 권리장전’이 필요하다 • 위키피디아는 ‘모바일·SNS 혁명’ 속에서 생존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