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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자율주행車 'S급인재' 영입

Freedom-x 2016. 4. 19. 10:30
국내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가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을 위해 미국과 유럽에서 잇달아 글로벌 핵심 인재 영입에 나섰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세계적 부품업체 콘티넨탈 출신 데이비드 애그뉴(54)를 북미연구소 선행기술 부문 이사로 선임했다고 18일 밝혔다.

현대모비스가 해외 출신 인력을 임원급으로 채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애그뉴 이사는 1994년부터 콘티넨탈에 근무하며 능동형 안전제어, 긴급 조향 보조기술 등을 개발해 온 자율주행 분야 전문가로 알려졌다.

애그뉴 이사
애그뉴 이사

북미연구소에 이어 유럽연구소도 독일계 부품업체 TRW 출신 스티브 에드워드(58)를 선행기술 부문 이사로 선임했다고 현대모비스는 덧붙였다. TRW는 운전자 지원과 센서 기술에서 세계적 리더십을 지닌 기업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북미와 유럽연구소를 자율주행 기술 확보의 전진기지로 삼아 미래 먹거리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모비스의 잇단 인재 영입은 자율주행 기술 확보에 회사 미래가 달렸다는 판단 아래 이뤄졌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차간거리 유지, 차선 유지 등 자율주행 실현에 필요한 첨단운전자지원기술(DAS·Driver Assistance System)을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지만 콘티넨탈 보쉬 등 글로벌 업체에 비하면 여전히 한 발 뒤처진 것으로 평가된다.

불과 10년 내 자동차산업이 자율주행차를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산업 내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면 '빠른 추격'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현대모비스는 글로벌 5위 완성차 업체인 현대자동차그룹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수년 내 '톱티어' 기업들과 격차를 좁힌다는 전략이다.



현대모비스의 자율주행 관련 투자는 국내외에 걸쳐 전방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2013년에는 600억원을 투자해 전자장치만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전장시험동을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마북연구소에 신축했다. 관련 연구 인력도 대폭 늘렸다.

현재 마북연구소 전체 연구개발(R&D) 인력 2600여 명 중 1000여 명이 전장 분야와 자율주행 기술 등을 담당하고 있다.

애그뉴 이사는 이날 매일경제와 만나 "현대모비스가 자율주행 분야를 통해 글로벌 톱티어 업체로 치고 나갈 수 있는 전환점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완성차 업체인 현대·기아차와 자율주행 기술을 함께 개발해나갈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선진 자율주행 기술을 빠른 속도로 흡수하기 위해 미국 현지 인력을 공격적으로 충원해나갈 예정이다.

북미연구소 전체 인력 중 현재 5%에 해당하는 자율주행 연구 인력을 올해 안에 20% 수준까지 늘릴 계획이다. 애그뉴 이사에게 부여된 주된 미션 가운데 하나도 현지 인력 확보다.

그는 "북미에서는 현대모비스 네임밸류가 아직까지 타 경쟁사에 비해 낮은 편"이라며 "자율주행 쪽 전공자들에게 명확한 비전을 제시해 채용하는 게 내 임무"라고 설명했다.

현대모비스는 북미연구소를 미국 정부와 현지 연구기관, 완성차 업체들과의 접촉 창구로 활용하는 한편 국산 자율주행 기술 수출의 교두보로 삼을 계획이다. 애그뉴 이사는 "미국 정부기관과 지역별 각 연구기관, 대학 등 기존에 맺어둔 관계를 활용해 현지에 최적화된 연구개발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글로벌 자율주행차 판매 규모는 2025년 23만대에서 2035년 1180만대로 급증할 전망이다. 현대모비스는 글로벌 시장 성장세에 맞춰 2020년부터 자율주행 관련 부품 양산을 시작하고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익 모델화한다는 구상이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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