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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만큼이나 귀해진 물.. '블루 골드' 시대 개막

Freedom-x 2016. 4. 22. 08:58

기후변화, 인구 증가 등으로 물이 갈수록 귀해지면서 물 관련 산업도 급격히 팽창하고 있다. 영국의 물 전문 조사 기관인 글로벌워터인텔리전스(GWI)에 따르면 2013년 약 5797억달러(약 677조원)였던 세계 물 시장의 규모는 2018년 약 7050억달러(약 798조원)까지 늘어나 연 4.9% 성장이 예상된다. 이 추세라면 2025년 세계 물 시장은 9382억달러(약 1062조원)까지 커지게 된다.

20세기가 '블랙 골드(석유)'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블루 골드(물)'의 시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물 산업의 빠른 성장 속에 미래의 물 산업은 광역화·전문화·첨단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국내에서도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커지는 물 시장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소속 국가들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가운데 통신·전력 부문이 2000~2010년에는 전체 SOC 투자의 50%를 차지했지만 2020~2030년에는 이 부문에 대한 투자가 20% 수준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그 대신 2020~2030년에는 수자원에 대한 투자가 도로·철도·통신·전력 등을 모두 합친 투자액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전문가들이 그리는 미래 물 산업은 댐 개발, 하천 관리, 상하수도 관리 등 기존의 물 산업에 해수 담수화 등 대체 수자원 개발을 합친 형태다. 또한 고도화된 물 처리 기술과 이에 필요한 자재들의 개발, ICT(정보통신기술)와 결부된 물 관리 등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안정적인 물 공급, 수질 개선 등 '공공성'에 초점을 맞춘 물 문제가 앞으로는 이 같은 공공성을 기본으로 하되 '블루 골드'라는 말이 상징하는 것처럼 물 관련 사업이 지금보다 훨씬 더 중요하게 부각될 전망이다.

◇광역화·전문화·첨단화가 대세

세계 물 산업의 트렌드는 물 전문 기관이 물 관리를 집중적으로 담당하는 '광역화', 물 관련 민간 전문 기업들의 역할이 커지는 '전문화', 기술 개발이 더욱 각광받는 '첨단화' 등 세 가지 키워드로 요약된다.

선진국들은 상하수도 사업자들이 개별 지자체들로 분리되어 있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비효율 등을 극복하기 위해 상하수도 사업자의 통합 및 광역화를 추진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3만6000여개 지자체에서 개별적으로 진행하던 물 관리를 전문 기관 위탁 운영 방식으로 바꿨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수자원공사와 같은 전문 기관 3곳에서 약 80%의 상하수도 관리를 전담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에도 개별 지자체가 담당하던 물 관리 사업을 10개 기관이 담당하도록 광역화했고, 이탈리아·네덜란드 등도 수도 사업자를 통합·광역화하는 절차를 거쳤다.

또한 베올리아, 수에즈 등 세계 굴지의 물 관련 민간 전문 기업의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다. 현재 민간 전문 기업의 물 서비스를 받고 있는 사람들은 세계 인구의 약 14%에 달할 정도다. 중국 역시 '베이징 엔터프라이즈 워터' 등을 통해 물 관련 기업 활성화에 나서는 등 민간 전문 기업의 물 산업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민간 전문 기업의 물 서비스를 받는 사람들은 2025년에는 세계 인구의 약 21%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대체 수자원 개발 등에 있어서는 민간 기업의 기술력이 더욱 돋보인다.

최첨단 기술 또한 물 관리에 필수적으로 접목되고 있다. 바닷물을 민물로 만드는 해수 담수화 등 물 처리에 대한 고도 기술이 발달하면서 좀 더 싸고 정교하게 물을 걸러내는 '막(膜)'의 개발이 더욱 중요해졌다. 또 ICT 기술을 활용한 수요자와 공급자 간 쌍방향 정보 교류를 통해 물 공급을 효율화하고, 최적의 수질을 유지하며, 홍수·가뭄 등에 대비하는 기술도 갖춰지고 있다.

국내 물 시장 역시 2025년까지 연평균 2.3%의 성장률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내 물 산업 환경은 아직 세계적인 변화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 '막' 개발 기술도 선진국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민영화' 등에 대한 우려 때문에 민간 물 전문 기업의 등장은 요원한 상태다. 해수 담수화 등 대체 수자원 기술에 대한 투자도 이제 막 시작 단계에 들어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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