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이기옥 기자】
【도움말 | 고려대 안산병원 호흡기내과 신철 교수】
“잠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잠이 몸의 건강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숙면을 취하는 것이야말로 건강을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대인에게는 숙면을 방해하는 요소들이 너무 많다. 그중에서 자신은 물론 심한 소음으로 다른 사람의 잠까지 방해하는 코골이는 숙면의 적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코골이와 더불어 발생하는 수면무호흡증은 갑자기 멈추는 호흡 때문에 곁에 있는사람의 간담을 서늘하게까지 한다. 이러한 숙면의 적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을 뿌리 뽑아 건강을 지키는 방법은 무엇인지 알아보았다.
PART 1. 왜 코를 고는 걸까?
코골이 환자들이 코골이에 관해 가장 골치 아프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코 고는 소리이다. 소리를 안 나게 할 수도, 줄일 수도 없는 통제 불가능의 것이 되다 보니 실내나 차 안에서 잠깐이라도 졸게 되면 혹시나 코 고는 소리가 나진 않았는지 안절부절못하게 된다. 다른 것은 차치하더라도, 본의 아니게 동네방네 티 날 수밖에 없는 코골이. 도대체 코 고는 소리는 왜 나는 걸까?
고려대 안산병원 호흡기내과 신철 교수는 “코골이는 기도가 좁아졌을 때 생긴다.”며 “좁아진 기도로 공기가 드나들 때 주위 조직과 부딪치면서 진동을 일으키는데, 이때 나는 소리가 바로 코 고는 소리”라고 말한다.
좁아진 기도가 코골이를 발생시킨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기도는 왜 좁아지는 것일까 ? 신철 교수는 “기도가 좁아지는 이유는 다양한데, 무엇보다 나이에 따라 해부학적 구조가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어린아이의 경우 편도와 아데노이드가 커져 있고 알레르기 비염이 있을 때 기도가 좁아져 코골이가 생긴다.
20~40대는 비만이 기도를 좁아지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이다. 특히 코골이 환자의 60~80%가 복부비만인데 복부내장 비만 정도에 비례해 기도가 좁아진다.
50대 이후에는 기도의 탄력이 떨어지면서 기도가 좁아진다. 나이가 들면 피부의 탄력이 떨어지듯이 기도도 마찬가지
이다. 이때는 비만 여부와 상관없이 코골이를 하게 된다.
PART 2. 코골이, 왜 치료해야 하나?
코골이를 하는 경우 보통 코 고는 소리만 없어지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혹은 단순하게 코 고는 것 외에는 별 불편함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코골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일쑤다. 하지만 실상은 그리 간단치 않다. 우리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코골이가 온갖 합병증을 몰고오기 때문이다.
신철 교수는 “코골이를 내버려두면 합병증이 생긴다.”며 “합병증이 오기 전에 코골이를 치료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코골이로 인해 생길 수 있는 합병증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신철 교수는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는 범위가 머리에서 발끝까지 전신에 해당한다.”고 말한다. 코골이로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에는,
⊙ 머리에서는 뇌졸중, 중풍, 조기 치매가
⊙ 눈에서는 안압 상승으로 시력이 떨어지거 나 실명의 위험이
⊙ 코에서는 축농증이 심해지거나 아데노이드나 편도의 염증이 심해지고
⊙ 목감기가 잦아지고, 면역 기능 저하로 알레르기성 질환이 많아져 기침도 잦아지고, 기관지 염증이 발생하고
⊙ 당 조절 저하로 당뇨 발생, 혈압 상승, 심장병 유발 위험이 높아지고
⊙ 신장 질환
⊙ 빈뇨, 야간빈뇨, 전립선비대증 유발
⊙ 혈액순환 저하로 손발 저림 등이 있다.
어떻게 코골이가 이 많은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일까? 신철 교수는 “코골이가 몸 전체에 염증을 일으키기 때문”이라며 “코골이에는 수면무호흡증이 동반되는데 이것은 몸에 산소 공급이 안 된다는 의미이며, 산소 부족은 우리 몸 전체에 염증을 유발한다.”고 설명한다.
산소 부족으로 몸에 염증이 생기면, 아침에 잠에서 깼을 때 이유 없이 온몸이 찌뿌드드하고, 목이나 어깨가 뻐근하고, 팔다리가 쑤시고, 두통이 느껴진다.
또한, 코골이는 숙면을 방해한다.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자신의 코골이 소리나 무호흡 소리에 깨기도 하고, 무호흡으로 산소가 부족해지면 뇌에서 위험 신호를 보내는데 이것 때문에도 깨는 등 숙면을 취할 수가 없게 된다.
수면 부족은 여러 문제점을 낳는다. 신경질, 짜증 등을 비롯한 정신적 문제는 물론 신체적인 문제도 일으킨다. 비만이 코골이의 원인이지만 코골이를 하면 살이 찐다. 수면이 부족하면 식욕억제작용이 약해지면서 식욕이 증가한다. 이뿐만 아니다. 몸은 자는 동안 부족했던 산소를 낮에 들어오는 산소로 보충한다. 운동할 때 산소로 칼로리를 태워야 하는데 운동에 쓸 산소가 부족하니 칼로리가 안 탄다. 그래서 잠을 못 자면 운동해도 살이 안 빠지고, 신체 장기에도 문제가 생긴다.
신철 교수는 “따라서 숙면을 방해하는 코골이나 무호흡을 치료해 몸의 악순환을 선순환으로 바꿔야 한다.”며 “75세 이전의 코골이는 치료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TIP. 나의 수면에도 문제가 있을까? 자가체크법》
1. 아침에 잠에서 깼을 때 몸이 개운하지 않다.
2. 낮에 이유 없이 졸린다.
3. 이유 없이 피곤하다.
4. 이유 없이 기억력이 감퇴한다.
5. 이유 없이 집중력이 떨어진다.
※ 두 가지 이상이 해당한다면 수면에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확인해봐야 한다.
PART 3. 코골이, 치료는 어떻게?
정신적·신체적으로 큰 영향을 끼치는 코골이, 치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신철 교수는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의 치료는 같다. 좁아진 기도를 열어주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1. 양압보조기 사용
코골이 치료를 위해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은 양압보조기이다. 이것을 코에 마스크처럼 쓰고 자면 기도가 열려서 산소를 원활하게 공급해준다. 평생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이것을 사용해 체중과 코골이가 개선되면 더는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2. 옆으로 자기
옆으로 자면 코골이가 개선된다. 똑바로 자면 혀가 뒤로 말려서 기도를 막아 코골이를 하게 하지만 옆으로 자면 혀가 옆으로 쏠리면서 기도가 열리기 때문이다. 신철 교수는 “일반 코골이 환자들의 50~70%는 옆으로만 자도 해결이 된다.”고 말한다.
3. 수술적인 치료
코골이 환자 중에는 수술적인 치료를 고려해야 하는 사람들도 있다. 편도나 아데노이드가 커진 경우, 만곡증 또는 코에 물혹이 생긴 경우,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경우일 때에는 호흡기내과에서 수술적인 치료나 이비인후과에서 이비인후과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코골이는 뇌졸중, 조기 치매, 심장마비, 고혈압, 당뇨, 모든 심혈관계 질환 등을 유발한다. 특히 고혈압, 심장마비에 큰 영향을 끼친다. 코골이를 하면 발병률이 심장마비는 25배, 뇌졸중은 7배나 높아진다. 그러나 코골이를 치료하면 숙면을 취할 수 있게 되어 상쾌하게 잠에서 깨고 한낮의 피곤함도 사라지고 살이 빠지기 시작하면서 몸에 활력을 불어넣고 전신 건강을 향상시킨다. 또한, 복부비만에 주의하고 남자는 81cm(32인치), 여자는 78cm(31인치) 이하의 허리둘레를 유지하면 사전에 코골이를 예방할 수 있다.
신철 교수는 “코골이를 비롯한 수면 질환의 장점은 진단만 되면 그 다음날부터 치료가 되고 효과도 바로 볼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치료를 시작하면 바로 효과를 볼 수 있는 코골이. 더는 내버려두지 말고 적극 치료해보자.
신철 교수는 고려대 의대와 미국 하와이대 의과대학원을 졸업하였고, 대한 결핵 및 호흡기학회, 대한수면의학회, 미국 의사협회 등에서 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KBS MBC 등의 방송매체와 언론매체를 통해 대중에게 건강 정보를 전해왔다. 현재 고려대 의대 내과학 교실 교수, 고려대 안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로 수면장애, 수면무호흡, 코골이, 기면증, 수면클리닉을 전문으로 진료하고 있다.
이기옥 kunkang19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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