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백화점이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 미국처럼 온라인 쇼핑이 떠오르는 가운데 저출산·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백화점의 몰락이 가속화되고 있다.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올해 일본에서 폐점할 예정인 백화점의 수는 10점에 달한다. 오누마, 이즈츠야 등 중소 브랜드 백화점은 물론 미쓰코시 이세탄 같은 대기업마저 폐점을 선언했다.
일본의 백화점은 꾸준히 그 수가 줄어들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백화점이 한 해에 두 자리 이상 폐점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현재 일본의 백화점 수는 219점으로, 지난 10년 간 61점이 문을 닫았다. 두 자리 이상 폐점한 것은 전 세계가 금융위기를 맞은 2010년(10점)이 마지막이다.
9년 전과 달리 지방백화점들이 문을 닫는 경우가 늘고 있다. 후쿠오카 기타큐슈시 기반의 전통 백화점인 이즈츠야는 지난해 말부터 백화점 두 곳을 폐점했다. 지난해 2분기까지 9분기 연속 매출이 감소하자 폐점을 결정했다.
한 곳 더 폐점할 예정이었지만 사업을 유지해달라는 지역주민의 요청에 따라 대신 그 규모를 축소하기로 했다. 야마가타현 기반의 백화점인 오누마도 오는 8월 한 점을 폐쇄한다. 양사 모두 "어려운 상황 속 본점에 일단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신문은 "저출산·고령화, 인터넷 쇼핑몰의 공세 등은 오랫동안 백화점 업계의 공통된 고민이었다"면서 "백화점의 생존에 필요하다고 알려진 '100만명 상권' 조건조차 성립하지 않으면서 (인구)구조가 폐점을 부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백화점업계는 최소 인구 100만명이 있어야 사업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보는데 기타큐슈시의 인구는 95만명으로 100만명에 가깝다. 그럼에도 이즈츠야가 문을 닫으면서 더 이상 기존 이론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지방에서 젊은 층이 점점 줄어들자 유명 브랜드는 지방 백화점에서 발을 빼는 가운데 소비자는 살만한 물건을 찾아 도시로 나가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도시의 백화점은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다. 연간 3000만명에 달하는 방일 관광객들이 도시 내 백화점에서 소비하면서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도시 백화점도 안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일 관광객의 큰 축을 차지하는 중국의 소비 성장세가 미중무역전쟁 여파로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2020년 개최되는 도쿄올림픽 이후에도 관광 침체가 전망된다. 신문은 "새로운 활로를 열지 않는다면 '폐점 도미노'는 시간문제"라고 강조했다.
지방 백화점들은 결국 고급 이미지를 벗어던지며 '탈백화점'을 꾀하고 있다. 해외 명품이나 화장품을 진열하는 대신 연극공연, 족탕 및 피트니스 시설 등을 유치한다. 노무라 증권의 아오키 히데히코 분석가는 "이대로 앉아 죽음을 기다리면 폐점 도미노는 더욱 가속화한다"면서 "지역 요구에 맞는 세입자를 유치하는 것이 지방 백화점의 생존을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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