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때리는 것만이 폭력이 아니다. 무관심한 것도, 지나치게 기대하는 것도 아이에겐 큰 상처가 된다.
'그러지 말아야지'라고 수백 번 후회만 하고 별다른 변화가 없다면, 자신의 어린 시절을 뒤돌아보자. 어쩌면 그곳에 답이 있다.
매보다 더 잔인한 채찍이 있다
자라고 해도 뒹굴거리며 장난치는 아이에게 '왜 이렇게 엄마를 힘들게 해'라고 윽박지르고 나서, 어린이집 버스가 올 시간이 다 됐는데도 장난감을 갖고 노는 아이에게 '너 오늘 어린이집 가지 마'라는 협박을 하고 난 뒤 속상해하는 엄마들이 부지기수다. 종종 체력이 한계에 달하거나 아이의 말썽이 극에 달할 때 이성을 잃고 '너 때문에 정말 못 살겠어'라고 고함을 질러대고, 마치 원수를 바라보듯 씩씩대며 노려본 뒤 '아이에게 상처가 되지 않았을까' 걱정하기도 한다. 또래 엄마들에게 이런 사연을 털어놓으면 동병상련인 그네들은 농담 반 진담 반 '학대만 안 하면 된다잖아'라고 위로를 건넨다. 하지만 이런 일이 하루 이틀 되풀이되면 '과연 그럴까'라는 의구심이 떠나지 않는다.
아이를 키우면서 훈육과 가르침이라는 미명 하에 갖은 잔소리와 호통을 퍼붓는 엄마들. 하지만 꼭 매질을 하고, 욕을 하고, 밥을 굶기는 것만이 폭력과 학대는 아니다. 직접적인 폭력을 가하거나 욕을 하지 않더라도 아이에게는 학대와 다름 없는, 오히려 체벌보다 더 상처를 주는 행동들도 있다. 지나치게 권위를 내세워 아이를 자신에게 복종하게 만들며 무력감을 주는 행위, 잔인한 말로 상처
를 주고 모욕감을 입혀 자존감을 짓밟는 행동, 지나친 책임감을 심어주며 아이 나이에 맞지 않는 의무를 지우는 무책임한 태도 등이 그렇다. 물론 세상의 어떤 부모든 완벽할 수는 없다. 누구나 아이를 기르면서 부족한 면을 드러내고 아이들에게 큰 실수를 하기도 한다.
부모라면 누구나 아이를 자기 마음대로 하려고 하고, 짜증을 내는 대상으로 삼기도 하는 것. 하지만 가끔씩 분노의 대상이 된다 하더라도 대부분의 시간을 사랑과 이해 속에 보살핌을 받을 경우, 아이들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 하지만 아이의 삶을 계속 좌지우지하려고 하면서 끊임없이 아이들에게 군림한다면 얘기가 다르다.
case 1잔인한 말로 상처 주는 부모
행동
아이를 사랑하면서도 아이에게 잔인한 말로 상처를 주는 엄마들이 있다. 끊임없이 잔소리를 하고 아이가 실수를 하면 습관적으로 인격을 모독하는 말을 하거나 얕잡아 보는 말을 내뱉는다. 아이가 잘못을 했을 때 "바보 같은 녀석 같으니" " 왜 그렇게 멍청해? 왜 말을 못 알아 들어"라는 식으로 화를 내며 "너는 잘하는 게 하나도 없어"라는 식으로 아이의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것. 간혹 농담이라고 하며 좋지 않은 뜻을 내포하는 별명을 부르는 엄마도 있다.
부작용
잔인한 말로 상처를 주는 행동은 아이로 하여금 극도로 부정적인 자아상을 형성하도록 만든다. 끊임없이 부정적인 말을 듣다 보면 점차 이 말들을 내면화해 부모가 화가 났을 때 내뱉는 말을 사실처럼 받아들이게 된다. 예를 들어 엄마로부터 '너는 쓸모 없는 사람' '너는 엄마를 힘들게 하는 아이'라는 말을 반복적으로 듣다 보면 자연스레 정서적으로 위축되고, 자신감이 저하된다. 대인관계에서도 문제가 발생한다. 엄마가 나를 좋아하지 않듯이, 친구나 선생님 등 주변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지 않고, 비난하고 상처 주는 말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 자신을 드러내 보이지 않으려 한다. 자연히 대인관계의 폭이 좁아지며 사람들과 친 밀감을 형성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이러한 태도는 부모와의 관계를 더욱 악화시킨다. 자신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하는 부모에 대한 적개심과 두려움이 쌓이다 보면 이후에 부모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해도 이를 회피하려고 하고 때로는 참았던 분노를 폭발시킨다.
case 2아이를 자기 마음대로 조종하려는 부모
행동
어린 아이들에게 부모는 신과 같다. 엄마가 없으면 사랑도, 보호도 못 받으며 살 집도, 음식도 없다는 것을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안다. 그러다 보니 엄마에게 대들거나 거스르지 못한다. 하지만 아이가 자라 만 두 돌 무렵이 되면 자아가 생기면서 '싫어'라는 말을 입에 달게 된다. 자라면서 자신의 주체성을 갖게 되고 자율성과 의지를 보이는 것이지만 부모는 지금까지 자신의 말을 잘 들어온 아이가 이상해졌다며 버릇을 고쳐야 한다고 엄격하게 대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의 발달과정에 따라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아이의 반항이나 다양한 각도의 행동을 마치 부모에 대한 반항이나 인격을 모독하는 행위로 받아들이고 이를 막기 위해 갖은 위협을 가하는 것.
그러다 보니 아이가 실수할 때는 '괜찮다'라고 말하는 대신 '아까 하지 말랬지? 엄마가 뭐랬니?"라며 실수를 자꾸 들추어 내거나 아이를 야단칠 때도 '네가 잘못해서 그렇다'라며 원인을 아이에게 돌린다. 평상시에는 별 문제 없다가도 아이가 자신의 말을 따르지 않을 때는 유난히 참지 못하고 화를 내거나 '엄마 말 들어, 어디 엄마한테 감히? 아이들은 엄마 말을 듣는 거야'라는 식으로 강압적이고 무시하는 말로 아이를 억누르기도 한다.
부작용
아이가 부모의 말대로 행동하고, 따르는 것이 부모로서 편하기는 하겠지만 좋은 것만은 아니다. 처음에는 부모의 말을 잘 듣는 모범생, 혹은 착한 아이로 보일 수 있지만 엄마의 의견만 따르다 보면 점차 의존성이 커지고, 부모 없이는 아무런 선택도, 생각도 하지 못할 수가 있다. 즉 아이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일로, 결과적으로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고, 선택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키우는 싹을 밟아 버리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것. 이런 양육 태도는 아이의 평생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 자신이 무언가를 원하거나 의지를 보일 때마다 '안 돼'라고 무시당하고, 혹은 '이게 더 좋을 것 같다'라는 말로 설득당하고, '이렇게 하면 네가 원하는 걸 안 줄 거야'라는 말로 협박당하고 '엄마 말을 따르면 이걸 해줄게'라고 엄마의 조건에 회유되는 일을 반복하다 보면 아이는 자신의 의견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 결과 '나'란 존재가 무엇인지, 어떤 성격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확립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결국 자신과 부모의 존재를 혼동하고,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이 되었을 때 무슨 문제만 생기면 엄마 탓 혹은 다른 사람 탓을 하는 사람이 된다. 한편으로는 '나의 생각은 항상 옳지 않아'라는 인식이 뿌리 박혀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주장을 이야기하지 못하고 늘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좇는 수동적인 성향을 띠게 된다.
이렇게 자녀와 의견 차이가 있을 때 합리적인 설명 대신 엄마의 권위만을 내세우며 강압적으로 대하게 되면 아이는 감정적으로 위축되고 한편으로는 분노와 적대감이 생겨난다. 이런 감정은 점점 커져 후에 자신보다 약한 존재를 힘으로 누르려고 하며 공격성과 위축이 번갈아 나타나는 문제를 일으킨다.
어린 시절의 상처는 지속된다
문제는 위에 지적한 잘못된 양육태도가 아이에겐 씻을 수 없는 아픔을 주지만 매질처럼 표면으로 드러나는 상처가 없고, '다 내 아이가 잘되길 바라는 마음에서야' 혹은 '아이 키우면서 화 한번 내지 않는 부모가 어디 있어'라는 식의 잘못된 사고로 인해 이를 별일 아니라고 생각하는 부모가 많다는 것이다. 아이의 훈육을 위해서라거나 아이가 잘되라고 하는 행동이라거나 부모로서 이정도 요구도 못하나라는 식으로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 이런 착오는 부모들의 자기 중심적인 성향 때문이다.
아이를 마치 자신의 소유물처럼 여기고, 부모이고, 어른이니까 아이를 내 마음대로 다루어도 괜찮다라는 잘못된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렇게 자기 중심적인 성향을 지닌 부모와 함께 자신의 행동이 좋지 않다는 걸 알고 있음에도, 후회를 하면서도 자제하지 못하고 계속 잘못된 행동을 반복하는 부모도 큰 문제다. 아이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하거나 '너 때문에 이랬잖아'라는 식으로 화를 낸 후, 다시는 그러지 말아야지 결심하고, 잠든 아이를 안고 미안하다고 말하면서도 고치지 못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는 감정 조절의 어려움 때문으로 생각과 감정이 서로 일치하지 않은 채 별개로 반응하는 것이다.
Case 3양육자로서 의무를 다하지 않는 부모
행동
돈을 벌어오고, 밥을 주는 것만이 부모의 역할은 아니다.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기 위해서는 감정적으로도 소중하게 키워져야 하고, 정서적으로 존중해주는 등 옆에서 든든히 버팀목이 되는 부모가 필요하다. 또한 아이답게 뛰어놀아야 하고,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면서 나이에 걸맞지 않은 의무를 짊어져서도 안 된다. 하지만 적지 않은 부모들이 아이에게 갖가지 책임과 의무를 지우며 아이를 불안하게 만든다. 늘 나약한 모습을 보이며 의지가 되지 못한다거나, 동생 돌보는 것을 큰 아이에게 미룬다거나, 무슨 일이 벌어질 때 아이 탓을 하거나, 아이에게 무관심한 행동들이 그렇다.
부작용
이럴 경우 아이는 엄마의 사랑을 확인하지 못한 채 자라나면서 무심한 성격이 되거나 세상사에 감동하지 못하는 등 감정 발달에 있어서 결핍을 안게 된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거나 타인에게 공감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사람들과 교류하고자 하는 욕구도 적어져 아주 적은 수의 사람과만 어울리거나 아예 홀로 지내는 외톨이를 선택하기도 한다.이런 아이들에게 집은 편안한 곳, 쉴 수 있는 곳이라기보다 힘들고 부담스러운 짐처럼 느껴져 집밖을 전전하기도 한다. 반대로 애정에 대한 결핍으로 친구들에게 무조건적으로 목매는 현상이생길 수도 있다.
우리는 부모에게 부모가 되는 법을 배운다
그렇다면 부모들은 왜 이렇게 사랑하는 아이에게 독이 되는 행동을 할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이런 행동과 생각에는 자신의 부모가 보여준 양육 태도가 큰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그리고 우리의 부모 세대는 대개 부모의 역할을 자신들의 부모로부터 배웠을 뿐, 교육 전문가로부터 배우지 못했다. 무의식적으로 스스로를 자신의 부모와 동일시하고, 자신에게 익숙한 양육 태도의 장단점을 인식하지 못한 채 그대로 학습하고, 대물림하는 것이다. 따라서 부모에게 받은 상처가 있을 때 이를 극복하지 않고서 좋은 부모가 되기란 쉽지 않다. 연세 신경정신과 손석한 원장은 "사람들은 기억 깊은 곳에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가 아물지 않은 채 남아 있습니다. 만약 아이의 행동이 눈에 거슬리거나 잠재 기억 속에 있는 나의 과거를 자극할 때 이런 흉터는 재활성화됩니다"라며 마음의 흉터가 지닌 지속적인 영향력을 설명한다. 예를 들어 아이가 늑장 부리는 행동을 할 때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올라 "왜 이렇게 꾸물거려!"라고 화를 낸다면 이는 어릴 적 비슷한 상황에서 꾸짖던 자신의 부모와 자신을 동일시하면서 내가 더 이상 약한 존재가 아니고 피해를 받지 않는 것처럼 여기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아이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훈육이 되기는커녕 일종의 분풀이이자, 복수가 되고 마는 것이다.
분노가 상처를 치유한다
부모에게 상처를 받은 경험이 꼭 자신의 아이들에게 악영향을 주는 것만은 아니다. 대부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노력을 통해 부모에 대한 분노와 미움의 감정을 아이에 대한 수용과 사랑의 감정으로 승화시킨다면 영향의 정도도 달라질 수 있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만일 부모에게 받은 상처가 있을 때 이를 극복하지 않고서 좋은 부모가 되기란 쉽지 않다는 사실
이다. 때문에 스스로 상처를 이겨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첫 번째로 스스로 부모가 준 상처에 아직도 얽매어 있는지, 극복했는지를 살펴본다. 어릴 적 부모와의 관계에 대한 기억을 떠올릴 때 눈물이 나거나 분노를 느끼거나 마음이 불안해지는 등 부정적인 감정이 떠오르면 아직 부모가 준 상처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특히 여러 기억이 아닌 한 가지 사건이나 한 시점에 대한 기억으
로 가득 차 있거나 그것만 자주 떠오르면 상당히 많이 얽매여 있다고 볼 수 있다.
회피하지 말고 자신의 분노에 다가간다
부모에게 받은 상처로 인해 아이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을 멈추고 이겨내고 싶다면 자신의 분노에 다가가 본다. 많은 사람들은 지금 겪고 있는 문제가 부모와 직접 관계가 있다는 걸 인식하지 못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과 부모와의 사이에 생긴 좋지 않은 문제를 살피기보다는 그냥 넘기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부모가 큰 잘못을 했다 하더라도 '괜찮다'라고 눈을 감아버리거나 부모이기 때문에 용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꽉 막힌 자신의 감정을 발산할 기회를 막아버린다. 부모를 충분히 미워하고 화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먼저다. 일단 자신에게 일어났던 일에 대해 화를 내고, 그토록 원하던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
한다는 사실에 마음 놓고 슬퍼해야 한다. 자신이 받은 상처를 무시하거나 평가절하해서는 안 된다. 이렇게 내 마음속에 있는 부정적인 감정을 털어내고, 정서적인 앙금이 완전히 가신 후에야 진정한 용서가 가능하다. 감정을 털어낼 때 부모와 직접 이야기하는 것은 매우 효과적이다. 이를 통해 어릴 때 느꼈던 부정적 감정을 부모에게 그대로 표현해 보자. 하지만 부모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나중으로 미루도록 한다. 부모 역시 자신의 과거 잘못에 대해 직면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시간이 필요하다. . 하지만 부모의 성격상 도저히 가능하지 않다면 부모와의 화해를 포기하고 스스로 극복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좋다. 부모의 변함없는 태도로 인해 제2의 상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 때문이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인다
지금까지 말한 과정은 정신과 전문의 등 상담 전문가와 함께 해야 효과적인데 만약 상담을 받기 어렵다면, 부모에게 받은 상처를 스스로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먼저 나의 잘못은 상당 부분 부모로부터 비롯된 것임을 인식하고 '나는 왜 이럴까'라는 자기 비하나 죄책감으로부터 벗어난다. 이후에 나의 부정적 감정을 털어낼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 가령 운동을 하거나 좋아하는 사람들과 만남을 갖고 대화를 나누거나 충분히 잠을 자고 휴식을 취하는 등 기분이 좋아지는 일을 한다.
과거의 상처가 현재 나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과거의 상처는 이미 오래 전에 만들어진 것임을 생각하자. 흉터는 남았지만 이에 얽매이지 않도록 노력함으로써 과거가 현재를 지배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아이에게는 선택하고 거부할 권리가 있다
이와 함께 '내 아이는 잘되리라'는 신념으로 아이를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나와 아이의 관계도 좋아질 거야'라고 긍정적으로 예측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아이는 독립된 인격체이고 소중한 인권을 지닌 존재로,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아이의 감정과 욕구를 고려해야 한다. 아이들이 부모의 생각과 행동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는 대신, '아이에게는 선택하고 거부할 권리가 있고, 실수할 수 있다'라는 믿음과 개인으로서 자신을 표현할 자유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 눈에 거슬리는 아이의 행동이나 말에 대해서도 '저래도 괜찮을까?'라고 심각하게 고민하고, '중, 고등학교에 가서도 저렇게 행동하면 어쩌지?'라며 벌어지지 않는 일까지 걱정하고, 더 심각한 상황이 닥칠까 미리 우려하기보다 '나아질 거야, 아이라서 그런 것뿐이야'라고 가급적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태도를 갖는다.
화내는 순간을 적어본다
아이에게 상처를 주지 않겠다는 다짐도 필요하다. 지금껏 결심했는데도 잘 지키지 못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다짐을 하는 것은 마음을 다잡는 데 꼭 필요한 과정이다. '평소 어느 때 아이에게 상처를 주는지'와 함께 자신이 어릴 적 받았던 상처의 순간을 떠올리고 적어본다. 이후에 그런 상황과 분위기를 잘 기억했다가 그런 상황 자체를 예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가령 '아이가 꾸물거리면 서 행동할 때' 화를 많이 내고, 어릴 적 받았던 상처의 순간 중에 '내가 어릴 적 아버지의 지시를 실행하지 않아서 아버지가 고함을 쳤을 때'가 있다면, 아이가 늑장을 부릴 때 재촉하지 말거나, 아이가 내 지시를 곧바로 실행하기를 기대하지 않는 것이다. 이 경우에는 아이가 곧바로 지킬 수 있는 지시를 한 뒤 아이가 바로 하면 칭찬을 해주는 식으로 노력하다 보면, 긍정적인 반응으로 인해 아이도 변하고, 엄마의 마음도 변할 수 있다.
독이 되지 않는 부모가 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분노 조절이다. 화가 나는 그 순간 자리를 벗어나는 것도 좋고, 평소 심호흡과 근육을 이완시키는 노력도 해 본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의 자율성을 인정하고 독립된 존재로 바라보는 태도다. 아이가 내 생각과 다른 모습을 보일 때 '아, 저 아이가 점점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구나, 주체성이 생기는구나'라고 긍정적으로 바라보자.
또한 '아이는 다 저렇게 실수하면서 자라는 게 당연한 거야'라고 마음먹으며 '아이를 잘 키워야겠다'는 양육에 대한 강박을 떨쳐 버리면 아이와의 관계는 한층 나아질 수 있다.
읽어보세요
<독이 되는 부모가 되지 마라> (수잔 포워드, 푸른 육아)
때리고, 말로 상처 주고, 아이들에게 신처럼 군림하는 등 독이 되는 부모가 아이에게 끼치는 악영향과 더 이상 아이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부모 자신을 돌아보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왜 아이에게 자꾸 상처를 주는지, 이런 양육태도를 끊어내기 위해 어떤 단계를 밟아야 하는지 세세하게 이야기해 준다.
참고서적 독이 되는 부모가 되지 마라(수잔 포워드, 푸른 육아) | 도움말 손석한(연세신경정신과 원장) | 일러스트 송철운 | 글 이경선(자유기고가)
기자/에디터 : 이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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