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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도쿄대 출신 변호사 책 '7번 읽기 공부법' 열풍

Freedom-x 2015. 5. 19. 08:20

日 도쿄대 출신 변호사 책 '7번 읽기 공부법' 열풍

독서칠편의자현: 책을 일곱번 보면 그 뜻이 저절로 드러남전문가들 "꼭 7번이 될 필요 없어" 한목소리쏟아지는 공부법 책 속엔 시대상 반영돼.. 최근엔 '공부책=자기계발'이 트렌드
[동아일보]
《 대형서점에 가면 ‘이 책’을 손에 들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들을 자주 보게 된다. 최근 종합베스트셀러 1∼3위를 오가는 ‘7번

읽기 공부법’(위즈덤하우스)이다. 독학으로 일본 도쿄대에 입학해 수석 졸업한 변호사 야마구치 마유 씨의 에세이로, ‘어떤 책이든지

빠르게 7번 읽으면 외우려고 애쓰지 않아도 책 한 권이 머리에 남는다’는 학습법을 담고 있다. 3월 말 발간 후 현재까지 10만

부 가까이 팔렸다. 》

○ 7번 읽기로 책 한 권이 통째로 머리에… 교육 전문가 의견은?

일본에서는 종합베스트셀러 200위권에 그친 이 책이 한국에서 유독 인기를 끈 이유는 무엇일까? 7번만 읽으면 책 한 권이 통째로 기억된다니 ‘혹시나’ 하는 생각에 읽게 됐다고 말하는 독자가 대다수였다. 읽고 나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직장인 최태환 씨(37)는 “방법대로 하니 확실히 공부가 잘됐다”고 밝혔다. 반면 대학원생 강형식 씨(29)는 “효과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교육 전문가들은 ‘7번 읽기 공부법’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유웨이중앙교육 이만기 평가이사는 “한 번 정독하는 것보다 여러 번 가볍게 읽는 것이 암기에 좋긴 하다”라면서도 “하지만 꼭 7번은 아니다. 사람마다 기억력이나 사고력의 수준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효과가 있다’고 느낀 이유를 ‘플라시보 효과’(위약효과)로 보기도 한다. 중앙대 이성호 교육학과 교수도 “기억에 대한 연구가 무수히 많이 나왔지만 비법은 발견된 적이 없다”며 “해당 공부법을 쓰면서 내용이 잘 암기되고 공부가 잘되길 바라는 마음이 강하다 보니 효과가 있다고 믿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공부법 책, 사회적 욕망 담는 그릇

출판 전문가들은 ‘공부법’ 책에 시대상이 반영됐다는 점에 주목한다. 대표적인 예가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1996년). 저자 장승수 씨가 막노동을 하며 서울대 수석, 사법시험에 합격하는 과정을 그린 책. ‘의식이 깨어있는 순간 닥치는 대로 외워라’ 등 1990년대식 ‘열정 반복’ 공부법을 담고 있다. 당시 학부모들은 이 책을 읽고 “내 자식 놈은 뭐가 부족해 공부를 못하냐”고 화를 했고, 자녀들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다. 김영사 고세규 이사는 “이 책의 여파로 2000년대 중반까지 서울대 합격 비결을 다룬 공부책이 쏟아져 나왔다”고 밝혔다.

1999년에 나온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는 유학, 해외여행이 점차 증가하면서 ‘읽기’ 위주에서 ‘말하기, 듣기’ 위주로 전환되는 영어 교육의 변화를 포착해 10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2000년대 중반에는 외고 등의 약진, 서울 강남 학생들의 해외 명문대 입학 선호가 두드러지면서 미 명문 프린스턴대에 합격한 김현근 씨의 ‘가난하다고 꿈조차 가난할 수 없다’(2006년), 하버드대를 비롯해 10개 명문대에 동시 합격한 박원희 씨의 ‘공부 9단 오기 10단’(2004년) 등이 인기를 끌었다.

이와 맞물려 사교육 방법론을 다룬 ‘대치동 엄마들의 입시전략’(2004년)이 화제가 됐고 사교육 과열에 영향을 미쳤다. ‘목동엄마들의 파워공부법’ ‘특목고 엄마들’ 등 유사 책 출간으로도 이어졌다. 역으로 큰돈 들이지 않고 자신만의 공부전략을 개발케 하는 ‘공부의 신’(2007년), ‘공부의 신 돈 없이 공부하기’(2011년) 등도 인기였다.

2, 3년 전부터는 ‘공부책=자기계발’이 트렌드다. 위즈덤하우스 이부연 분사장은 “대학 한번 잘 갔다고 취업이 잘되고 인생이 풀리는 게 아니라 평생 공부해야 살아남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동아일보가 예스24와 함께 ‘7번 읽기 공부법’ 독자층을 분석한 결과 10대(1.32%), 20대(19.9%)보다 30대(28.35), 40대(30.4%)가 월등히 많았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아무리 공부를 잘해도 ‘부모 스펙’을 뛰어넘을 수 없게 됐다”며 “입시 관련 공부책이 아닌 자신의 능력을 발전시키는 평생 공부책이 유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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