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비용, 과연 얼마나 들까?
지난 3년간 IT업계에서는 이른바 ‘SoLoMo(모바일, 로컬, 소셜)’ 열풍과 함께 제 2의 벤처붐이 일어났습니다. 카카오, 티켓몬스터, 쿠팡, 선데이토즈 등 성공사례가 나타나고, 정부 또한 창조경제를 핵심 정책과제로 추진하면서 이 흐름은 급물살을 타고 있는데요. 대학생부터 시니어 비즈니스맨까지 많은 사람들이 창업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창업이 가진 리스크 때문에 막상 실천으로 옮기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특히 얼마나 돈이 들지 가늠하기가 어려운데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창업비용, 얼마나 들까’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갈까 합니다.
사실 창업비용이라는 것은 사업 아이템과 창업자 의지에 따라 들쑥날쑥하기 마련입니다. 집에서 창업하는 경우나 입주공간을 무상으로 제공받는 경우에는 임대료가 들지 않지만 공간을 따로 알아보는 경우는 보증금의 유무에 따라 천차만별로 갈리기도 합니다. 또한 각자 준비한 초기자본금에도 차이가 있고, 급격하게 좋아지다가도 안좋아지는 스타트업의 상황을 고려할 때, 정확히 얼마가 든다라고 내놓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본문은 가능한 누구나 손쉽게 접근이 가능한 ‘소프트웨어 창업’을 중점으로 뒀으며 핵심항목이라 할 수 있는 인건비용, 임대비용, 설비비용, 서류비용, 회계비용, 기타비용 등 크게 6가지를 살펴봤습니다.
1. 인건비용
아무래도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모든 사업은 사람 머릿수대로 매달 돈이 빠져나가는데요. 일반적으로 살펴보면 유대감으로 똘똘 뭉친 창업멤버는 일정 지분율을 가져가는 대신 최소한의 생계비용만을 보장받습니다. 대략 80만원에서 150만원 선의 금액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그 의지도 쉬이 꺾일 것 같습니다. 뒤늦게 참여한 사람들은 주식으로 보상을 해줄 수 있는 게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보다 더 월급을 지급해야 합니다. 특히 비전을 공유하지 않은 일반 구성원, 이중에서 필수불가결한 역할을 담당한 개발자라면 더욱 비용이 올라갈 테니 이에 대한 고민이 제일 클 것 같습니다.
두 번째로 고려할 것은 “과연 몇 명이서 시작하느냐”에 대한 문제입니다. 창업자가 자본금 10억원 이상을 마련할 수 있다면, 혹은 어느 정도 인원이 필요한 사업 아이템이라면 10명 이상으로 시작해도 좋습니다. 하지만 매달 2000만원 이상의 인건비가 빠지는 것을 감당해야 합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서비스 출시 전까지는 2~3명으로 사업을 유지하라는 조언을 주는데요. 실제 보안회사 ‘비욘드 시큐리티’의 창업자 아비람 제닉은 “창업멤버는 2~3명의 열정과 실력을 동시에 갖춘 사람들로서 개발에서 마케팅까지 모든 업무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2. 임대비용
또 하나 스타트업 기업들에게 부담을 주는 것은 사무실 임대비용입니다. 이는 마치 게임 부분유료화와도 같아 천차만별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장 싸게 하는 방법은 애플과 구글의 사례처럼 차고 같은 본인의 소유 공간에서 창업하는 것입니다. 거의 공짜로 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열정 하나만으로 움직일 수 있는 대학생은 가능할지 몰라도, 사무실에 방문하는 손님과 직원을 생각한다면 이것도 쉽지만은 않습니다. 먼저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창업지원센터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입주가 가능하다면 월 30만원에서 70만원으로 해결 가능합니다. 하지만 심사절차가 복잡하고 경쟁 또한 치열해 쉽진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결국 소형 일반사무실을 찾아봐야 할 텐데 최소 60~70만원 이상을 생각해야 합니다. 만약 강남이나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을 선택하면 100~200만원 넘기는 것은 보통 일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3. 설비비용
이제 사람도 모였고, 사무실도 마련됐습니다. 평소 꿈꿔왔던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장비를 사야겠죠. 과거에는 업무용 컴퓨터를 따로 구입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현재는 일반용 컴퓨터로도 웬만한 작업이 가능해졌습니다. 쾌적한 개발환경을 위해서는 필요한 부분만 업그레이드하면 되는 식이죠. 따라서 창업자들이 갖고 있는 컴퓨터만으로도 충분히 소화가 가능하며, 부족한 부분만 채우면 될 것 같습니다. 즉 500만원 이하로도 해결이 가능합니다.
다만 서버비용 문제는 조금 복잡합니다. 일반적으로 많은 스타트업 기업들이 직접 관련 장비를 사기보다는 외부에 호스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트래픽이 늘어날 때마다 증설하곤 하는데요. 초기에는 월 수십만원 아래로도 유지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일반 대중을 상대로 하는 서비스의 경우 일일방문자수가(DAU)가 10만명을 넘어가면 100만원 이상을 지불해야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여기에 보안솔루션 구입 등 옵션을 택하면 수백만원까지 치솟기도 합니다.
4. 법인설립비용
벤처창업가의 머리를 옥죄는 요소 중 하나는 법인설립 작업입니다. 관련 비용을 살펴보면 세법에 따라 통상 자본금의 0.4%를 등록세로 내야하고, 또 등록세의 20%를 교육세로 내야합니다. 즉 자본금이 1억원이라면 40만원이 등록세, 8만원이 교육세인 셈입니다. 만약 수도권과밀억제권역에서 법인을 설립할 경우 등록세가 3배 올라가기 마련인데요. 이를 피하자고 지방에서 사업을 하다간 제휴와 협업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SW사업 특성상 여러 모로 곤란한 일이 발생합니다.
대신 창업 중소기업으로 지정됐거나 특정지역에서 사업할 경우 등록세를 면제, 경감해주기도 하니 이 또한 열심히 발품을 판다면 유익하다는 판단입니다. 그리고 등록세와 교육세 외에도 인감도장 및 등본발급 등 기타 서류비용이 들곤 하는데요. 설립절차 또한 꽤 복잡해 업무를 세무사에 맡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수십만원의 비용이 또 발생합니다.
5. 회계비용
서비스가 만들어지고 실제 영업활동을 한다면 회계처리를 실시해야 합니다. 또 외부로부터 감사를 받아야 합니다. 정말 영세하게 사업을 한다면 간소화할 수 있지만 자칫 회계처리를 잘못하다가는 여기저기서 새는 돈이 많아지고 나중에 투자를 유치할 때 불이익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보통 회계법인에 맡기는데 월 10~20만원 정도가 듭니다. 만약 창업멤버 중 하나가 회계지식이 있어 기장처리가 가능하다면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습니다.
6. 기타비용
모든 것을 다 준비한 당신,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하지만 이게 다 끝이 아닙니다. 사업을 하다보면 정말 예상 외에서 나가는 돈이 많습니다. 짜잘하게 식비, 접대비, 보험, 기타세금에 조금이라도 고상하게 외부마케팅을 하거나 업무대행을 맡기겠다 싶으면 또 돈이 듭니다. 만약 유통과정 및 결제시스템이 복잡한 경우라면 현금흐름이 막힐 소지도 다분합니다.
7. 최소비용은 얼마?
그렇다면 창업비용은 얼마나 될까요. 앞서 언급한 항목들 중에서 최소한의 옵션만을 가져다 6개월을 산정해보겠습니다. 창업멤버가 2명이라 가정하고 월급 100만원씩 계산하면 1200만원, 집에서 창업을 한다고 치면 임대료는 없고, 대신 컴퓨터 업그레이드 및 기타장비 구입비용으로 100만원 나가고, 법인설립비용으로 100만원, 회계처리는 나중에, 기타비용으로 월 50만원 이하 즉 600만원. 모두 합쳐서 6개월 창업비용으로 약 2천만원 가까이 하는 금액이 나옵니다.
하지만 이것은 정말 극단적인 케이스라 볼 수 있고, 좀 더 현실적인 상황을 적용해보겠습니다. 창업멤버 4~5명에 정상적인 경로를 밟으면 아무리 아끼고 아껴도 한 달에 1000만원 가량 지출되는 것은 예삿일입니다. 그리고 정말 뭔가를 해보겠다고 한다면 자본금 1억원 이상이 필요하고, 좀 더 안정적으로 2~3년을 운영한다면 3억원 이상이 필요합니다. 물론 돌발 이벤트는 언제든지 일어납니다. 여유자금과 투자처를 미리 확보해놔야 합니다.
이래저래 정리를 해봤습니다만 불편한 진실을 말한 것 같아 사뭇 마음이 무겁습니다. 서두에 말했던 것처럼 부모님들이 “절대 사업을 하지 말라”고 교육한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정말 벤처창업은 웬만한 결심으로는 하지 않는 게 맞겠습니다. 즉 장밋빛 미래보다는 현실을 직시해야한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실패에 대한 리스크가 적은 젊은이라면 한번 도전해볼 만하고, 나이가 조금 있다고 하더라도 IT업계에서 산전수전에 공중전, 게릴라전까지 다 겪은 ‘만렙’이라면 또 도전해볼 만합니다. 벤처는 말 그대로 모험이라는 뜻인데요. 인생 뭐 별 거 있습니까. 힘든 길, 알면서도 웃고 갈 수 있는 사람들이 계속 나타나길 기대해봅니다.
[출처] 창업비용, 과연 얼마나 들까?|작성자 아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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