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치킨집 1년새 34% 폐업
온라인몰 수는 9.4% 늘어
[이데일리 김동욱 기자] 서울 마포구 신촌로 이대 지하철역 근처. 대학가 상권인 이곳은 젊은층의 발걸음을 붙잡으려는 카페·식당과 같은 가게들이 역을 중심으로 늘어서 있다. 김모(45)씨는 3년 전 이대역 근처에 동생과 함께 커피숍을 열었다. 역세권이란 이유로 보증금 외 권리금 명목으로 8000만원을 이전 임차인 손에 쥐여줬다. 부푼 기대를 안고 시작한 사업이지만 장부에 적힌 매출은 3년 전보다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김씨는 “점포를 차리면서 들어간 인테리어 비용과 권리금 때문에 그만둘 수도 없다”며 “장사가 안돼 평일에 알바 쓰는 건 생각도 못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연말 결혼한 이보경(31)씨는 신혼살림에 필요한 세간 대부분을 온라인 쇼핑몰에서 사들였다. 안방에 들일 침대와 장식장은 온라인 가구점에서, 결혼식 후 입을 한복은 온라인 한복 쇼핑몰에서 구했다. 가구점에선 물건값의 1%를 포인트로 돌려받았고 한복은 반값 혜택을 받아 시중 가격보다 60% 싼값에 샀다. 이씨는 “요즘 온라인 쇼핑몰도 상품의 질로 경쟁을 하기 때문에 오프라인 매장에서 파는 것에 비해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다”며 “먹거리를 제외한 대부분은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국내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으면서 점포를 내고 손님을 맞는 오프라인 가게엔 찬바람이 불고 있지만 온라인 쇼핑몰엔 고객들이 몰리며 오히려 열기가 뜨겁다. 쇼핑의 무게중심이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으로 빠르게 옮겨가면서 자영업 지도(地圖)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과거처럼 평생 모은 종잣돈을 털어 점포를 내는 자영업자 비율은 줄고 있는 반면 온라인 창업이 크게 늘면서 온라인 창업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는 셈이다.
이데일리가 18일 신한카드의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통해 슈퍼마켓·대중식당·옷가게·온라인 쇼핑몰 등 16개 업종을 대상으로 최근 3년간 이들 업종의 가맹점 수와 매출액 증감률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온라인 쇼핑몰의 부상이 가장 눈에 띈다. 지난해 온라인 가맹점 수는 1년 전보다 9.4% 증가해 전 업종 통틀어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매출 역시 16.1% 늘어 두 번째로 많이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이 가장 많이 늘어난 업종은 편의점(37%)으로 1인가구 증가와 담뱃값 인상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창업 대표 주자인 카페·식당·옷가게와 같은 업종은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문을 닫은 가맹점의 34%는 한식·카페·치킨업과 같은 요식업이 차지했고, 옷가게는 11%나 줄었다. 저유가의 영향으로 주유소는 8%나 줄었고, 매출 역시 21%나 급감했다. 지난해 담뱃값 덕에 매출이 오른 편의점 사장님을 빼면 사실상 온라인 쇼핑몰에 뛰어든 자영업자만 재미를 톡톡히 본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통신사업자로 등록한 온라인 쇼핑몰은 2014년 3만여개에서 2015년말 10만여개로 3배 넘게 늘었으며 온라인 쇼핑 거래액도 2053조 9340억원으로 1년만에 19.1% 급증,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김동욱 (kdw1280@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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