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이란

5차 산업의 시대에 대비하자

Freedom-x 2016. 1. 7. 19:42

2015년 최고의 화두는 STX,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중공업, 삼성물산 등. 제조업 중심의 한국 거대기업들이 대규모의 구조조정을 하고 있단 소식이 연일 들려온다. 희망퇴직으로 미화됐을 뿐.

 

이를 두고 혹자는 국가 단위의 경제 위기를 걱정한다. 국가 기간 산업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니, 이런 우려가 나올 법하다.

 

다만, 조금 다른 관점으로 현 상황을 진단해볼 필요도 있겠다 싶었다.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 모두 초등(혹은 국민)학교 때 아래와 같은 키워드를 배운 기억이 있을 것이다.

 

1차 산업 : 농업, 임업, 축산업

2차 산업 : 경공업, 중공업, 건설업, 중화학공업

3차 산업 : 상업, 운송업, 관광업

 

개인적인 기억으로는 20여년 전, "3차 산업의 시대가 왔다"는 이야기를 선생님을 통해 줄곧 듣곤 했다.

 

최근에는 4차 산업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4차 산업은 경제의 지식 기반의 일부를 기술하는 한 방법으로서, 일반적으로 정보 배포 및 공유, 정보기술, 상담, 교육, 연구 및 개발, 금융 계획, 기타 지식 기반 서비스를 포함한다. 이 용어는 미디어, 문화, 정부를 기술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

 

 

인터넷의 등장과 함께 이러한 4차 산업 종사자들의 힘이 강해졌다. 더많은 정보를 쥐고 있는 존재, 플랫폼이 힘을 갖게 되는 시대가 온 것이다.

 

허나, 산업 전반에 있어서는 큰 변화까진 아니었던 것 같다. 네이버, 다음, 엠파스, 라이코스 같은 정보의 '포털'을 누구나 이용했으나, 주력 산업은 제조업에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또 다시 사회가 급변하고 있다. 정보를 쥐고 있는 것만으로는 과거만큼의 힘을 갖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제는 특정 조직, 사람에게 필요한 정보를 '연결'해주는 존재들, 네트워커들이 본격 빛을 받는 시대가 오게 됐다.

 

몇가지 조짐들도 있었다.

 

2010년 이후로 떠오른 산업의 면면을 보자.

 

소셜미디어,

모바일(소셜)커머스,

공유경제,

온디맨드,

핀테크 등.

 

이 분야의 공통점은 하나다. 사람과 사람, 기업과 사람, 기업과 기업을 연결하고, 이들에게 딱 맞는 유무형의 무언가를 추천(큐레이션)해준다는 것.

 

무언가를 직접 창조하는 것이 아닌, 연결만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존재, 플랫폼이 등장했다.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다소 포괄적인 의미를 상징하는 O2O의 가치 역시 연결에서 비롯됐다. 우리나라에서는 2015년이 돼서야 주목을 받았는데, 늦어도 너무 늦은 변화였다(*이 부분에 대해선 다음주에 더 자세하게 설명하겠다).

 

비록 내가 권위자는 아니지만, 이들을 5차 산업의 주역들이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겉으로 보기엔 4차 산업조차도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11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올 10월 말 기준 국내 서비스업체 중 시총 상위 100위 안에 든 기업은 모두 8곳으로 조사됐다. 2005년 말보다 5곳 늘어난 것이다.

 

시총 100대 기업에 신규 진입한 5곳은 카카오(대표 임지훈)와 삼성SDS(대표 전동수), SK(대표 조대식·박정호), CJ E&M(대표 김성수), 제일기획(대표 임대기) 등이었다. 카카오는 합병한 다음커뮤니케이션의 2005년 말 시총과 비교·계산했다. - 시총 100위 안 서비스업 8곳…10년 새 삼성SDS·네이버 등 5곳 증가

 

여전히 시총 기준으로 이러한 서비스 기업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네이버가 15조~20조원을 넘나들며 10위권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5차 산업의 주역들은 국내 기준으로 상장 기업이 없다시피 하다. 글로벌 기업이거나, 스타트업 형태일 뿐.

 

하지만, 기존 2~3차 산업의 영역이 저물고 있다는 점은 그 누구도 부정하지 못한다. 글 초반에 언급했듯, 제조업 중심의 기업들의 구조조정 규모는 더욱 커지고 있다.

 

변화는 이미 왔지만, 충격은 서서히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내년에는 더욱 큰 규모의 구조조정이 준비돼 있다고들 한다.

 

내년 거제와 울산에서 1만 명 이상 해고된다(프레시안)

 

묘하게도 그 접점은 5차 산업 영역의 발전과 연결돼 있다. 5차 산업은 국가 간 경계를 뛰어 넘는다. 모바일과 인터넷의 발전 덕분이다. 그리고 특정 정보를 갖고 있는 존재들 보다는 각 가치들을 연결하는 네트워커, 플랫폼이 힘을 쥐는 시대다. 





어쩌면 국가 차원에서는 기간 산업의 위기가 온 것이 다행일 수도 있다. 이는 동시에 혁신할 기회이기 때문이다. 알리바바 그룹의 창업주인 마윈은 아래와 같이 말했다.

 

여기 앉아있는 여러분이 만약 놀라운 기업을 세우기를 원한다면 이것 하나를 기억하기 바랍니다. "오늘날의 신경제 아래에서 소위 좌절과 곤경은 당신에게 최고의 기회를 가져다준다"는 것을요.

 

在座每个人如果想做一家了不起的企业,一定要记住:今天的“新常态”下,所谓的挫折和困境,就是你的最大机会

 

시간이 별로 없다. 변화는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생존을 위해 기업 뿐만 아니라 개인도 혁신해야 하는 시점이다.


출처 : 브런치 유재석